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中 침체에 한국 증시 휘청… 美 금리인하 때까지 부침 이어질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에릭 로버트슨 SC그룹 수석전략가

“5월께 美연준 금리 인하 예상

올해 금융시장 화두는 불확실성

11월 美 대선 결과도 중요 변수”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확실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까지 한국 증시의 부침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조기인하 기대가 수그러들면서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크게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에릭 로버트슨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글로벌 리서치 헤드 겸 수석전략가(사진)는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즈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연초 한국 증시가 크게 휘청인 건 중국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기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낮은 경제성장률과 급락한 소비 지출,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등을 꼽았다.

로버트슨 전략가는 “중국발 악재를 상쇄할 연준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기 전까지 한국 증시가 지금과 같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7.19% 급락했다. ‘블랙 재뉴어리(검은 1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코스피는 이날도 전 거래일보다 0.34%(8.39포인트) 하락한 2,464.35로 마감했다.

시장에 안정감을 되찾아줄 미 연준의 첫 금리 인하는 올 5월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로버트슨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150bp(1bp는 0.01%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거라고 기대하지만 우리는 100bp 정도로 예상한다”며 “5월 25bp 인하를 시작으로 3분기(7∼9월)에 2번, 4분기(10∼12월)에 1번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선 “연준보다 먼저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7∼12월)에 총 50bp를 인하할 것으로 보는데 여건에 따라 더 공격적으로 인하 폭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가 가상자산에 힘을 더욱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난 1년간 가상자산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버트슨 전략가가 꼽은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두는 ‘불확실성’이다. 그는 “올해는 지정학적 위기와 각국의 선거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불확실성’의 세계에 살게 될 것”이라며 “현금을 보유하고 보험을 들어두는 등 불확실성에 대해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 11월 예정된 미 대선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다. 로버트슨 전략가는 “만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미국 우선주의’로 회귀하면 경제·군사 정책 측면에서 일부 국가가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며 “유럽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중동 전쟁 확전 우려, 세계 각국의 크고 작은 선거, 북한의 도발 등을 한 해 경제·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았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