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기자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인터넷은행 고객 수는 4153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722만명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6년 만에 23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고,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도 각각 고객 수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인터넷은행의 약진은 최근 시작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시중은행보다 최대 0.25%포인트가량 낮은 최저금리를 앞세워 대출자를 끌어모았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 은행권 대비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경쟁력 있는 대출금리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주택담보대출(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은 지난해 말 26조6383억원으로 전년(15조5928억원)보다 70.8% 증가했다.
이자 수익을 넘어 비이자 수익 구조까지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게 인터넷은행 업계의 공통된 목표다.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일상 밀착형 서비스를 내세우는 것도 특징적이다. 카카오뱅크는 해외송금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수수료 체계를 단순화해 지난해 이용액 10억 달러를 넘기며 최고 실적을 썼다. 지난 16일 펀드 판매 서비스를 출시해 6개 공모 펀드 상품을 내놨는데 자산운용사로부터 펀드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아 비이자 수익을 늘리겠단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18일 전 금융권 최초로 환전 수수료 완전 무료 서비스를 개시한 뒤 6일 만에 외화통장 계좌 수 30만좌를 넘겼다. 외화통장에 연결된 체크카드는 해외 결제와 ATM 출금 수수료가 무료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추후 증권 연계 계좌 등으로 상품을 확장해 제휴 증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등 비이자수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간편 해외 송금 수수료,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계좌 제휴 수수료, 제휴 보험사 광고 수수료 등으로 비이자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최근엔 연 3% 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생활비 전용 통장 ‘생활통장’, 캐시백 형태의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알뜰교통카드’ 등으로 고객층을 확대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이자 수익에만 의존하기엔 과도한 수신 경쟁, 연체율 등의 리스크 부담도 커져 점차 비이자 부문 서비스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과제도 있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에 맞춰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비중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출 비중 목표치(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를 달성한 건 카카오뱅크(30.4%)뿐이다.
업계에선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앞서 적절한 연체율 관리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먼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건전성 우려를 고려해 올해부터 3년간 목표비중을 30%로 낮춘 상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건전성 관리 부담이 덜어지면서 인터넷은행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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