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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사랑하는 모친께서 별세하셨기에…" 수백억 털어간 연락처 속 지인의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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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금융사기 피해액 지난해 11~12월 급증

최근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와 투자리딩방 사기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경찰이 개개인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3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월간 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은 작년 11월 483억원, 12월 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0월 월평균 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이 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8%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최근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은 택배, 부고장, 건강보험공단 등 미끼 문자를 대량으로 보내 악성 앱을 설치하는 수법(스미싱)을 주로 사용한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스미싱 범죄는 전체 신고·제보의 36%를 차지했다. 특히 스미싱 시도의 70% 이상이 부고장 사칭과 해외직구와 관련한 관세청 사칭 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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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장 사칭 문자. 사진=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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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앱이 설치되면 문자·연락처·사진 등 파일이 모두 빠져나가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된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이렇게 확보한 정보와 '전화 가로채기' 기능 등을 활용하며 경찰·검찰·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고액을 편취한다.

또 범인들은 악성 앱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활용해 지인 등에게 다른 미끼 문자를 발송하는데, 지인들이 의심 없이 문자를 확인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처럼 악성 앱이 퍼지게 된다. 피해를 막으려면 문자 수신자가 누구이든지 관계없이 문자 내에 있는 인터넷 주소(URL)를 절대 누르지 말아야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피해 사례를 보면 수년 전부터 이어지는 시나리오에 똑같이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화금융사기, 투자리딩방, 유사수신 다단계 등 금융사기별 특징과 예방법을 익혔다가 설 명절 가족·친지에 꼭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투자리딩방 사기는 원금보장 및 고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유튜브 광고와 전화·문자 등으로 피해자를 모집한 뒤 여러 속임수를 동원해 피해자가 투자하도록 현혹하는 것이 범행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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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미끼'를 물면 공개 채팅방에 참여하게 한다. 그 방 안에 투자자 수백 명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범인 한두 사람이 대포 계정들과 다중접속 프로그램을 이용해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범인들은 가짜 누리집·블로그는 물론 유명인을 사칭한 유튜브 홍보 동영상도 만들어 피해자들을 속인다. 코스피 지수 등 실시간 데이터와 연동해 보여주는 가짜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만들어 피해자 종목만 조작하기도 한다.

유사수신·다단계 사기는 전형적인 '폰지사기' 형태를 보인다. 수익을 창출할 아무런 수단 없이 원금·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피해자를 모집하고 이들의 투자금을 활용해 다른 피해자들을 모집한 뒤 그들의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범인들은 일정 수준의 목표 금액에 도달하면 잠적하는데, 피해자 대부분은 보통 이때 피해 사실을 신고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원금·고수익을 보장하면서 비밀 정보라는 점을 운운한다면 모두 사기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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