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GTX 올라탄 집값 … 김포·검단·평택 더 빨리 달린다 ['살집팔집' 고종완의 부동산 가치분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경기도 김포시 대단지 아파트 전경. 매경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1·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3주가 지났지만 부동산 경기는 더 가라앉는 분위기다. 집값은 10주째 하락 중이고 거래절벽은 더 심화하고 있다.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옮겨 간 탓에 전셋값만 강세를 보인다. 수요 진작과 공급 확대책을 통해 재건축 활성화, 분양시장 회복, 거래 정상화 등 시장 연착륙을 기대했던 정책 의도가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아직은 발표 초기 단계라 예단할 수 없지만 봄 이사철 성수기를 앞두고 온기가 사라진 시장 흐름은 부동산 시장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142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3899건을 분기점으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주택 공급 물량도 급감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분양 물량(6만8633가구)은 전년보다 1만8000가구 줄었다. 2020년 10만9000가구, 2021년 10만6000가구, 2022년 8만7000가구 등으로 쪼그라지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입주 물량(13만3000여 가구)은 작년보다 2만5000가구 감소했을 뿐 아니라 내년에는 11만2000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공사비 급등으로 재개발·재건축 공사 현장이 멈추거나 높은 경쟁률로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 한국 경제 뇌관으로 떠오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길어진다면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인허가·분양·입주 가뭄 현상은 더 깊어질 수도 있다. 지난해 1만6000여 개 공인중개사무소가 폐업 혹은 휴업했다. 2019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이는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고 있으며 올해 부동산 시장 회복도 쉽지 않음을 예고한다.

요컨대 정부의 강력한 규제 완화,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요즘 시장은 고금리, 대출 규제, 분양가 상승, 심리 악화 등으로 침체가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2~3년 후에는 반대로 공급 부족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급등할 개연성도 농후하다는 진단이다. 주택 공급은 장기간의 공급 시차가 소요되며 단기적으로는 언제든 수급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어 장기 수급 균형을 꾀해야 한다는 교훈을 알 수 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지가 변동과 윤석열 정부가 최근 발표한 GTX-A·B·C·D·E·F 광역교통망 계획은 메가톤급 지역 변화와 특정 지역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먼저 '땅값이 올라야 집값이 오른다'는 부동산 이론에서 알 수 있듯 토지가치의 상승은 주목할 만하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전국 지가상승률과 토지거래량'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가는 0.82% 상승해 2022년(2.73%)보다 1.91%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3.03%→1.08%)과 지방(2.24%→0.4%) 모두 전년보다 낮게 올랐다.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1.14%)이었고 경기(1.08%), 서울(1.11%) 순서다. 눈에 띄는 지역은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신규 택지도 조성되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로, 6.66% 대폭 올랐다. 이어 경기 성남 수정구(3.14%), 경북 군위군(2.86%), 경북 울릉군(2.55%), 서울 강남구(2.43%)의 땅값 상승 폭이 컸다.

그렇다면 새 철도 노선이 정차하는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땅값, 전셋값, 집값이 동반 상승할 확률이 높다. 입지의 핵심 요소인 교통망 확충으로 통근시간 단축, 인구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될 뿐 아니라 특히 교통, 교육, 쇼핑, 공원, 병원 등 생활기반시설이 완벽히 갖춰져 도시의 지속 성장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즉 '도시 공간구조 변화→입지가치 상승→땅값 상승→집값 상승→도시 팽창'이라는 소위 '도시 성장 법칙'이 작동한다. 일반적으로 철도가 개통되는 경우 발표·착공·개통 시점에 집값이 뛴다는 '3승 법칙'도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김포시는 지난주 아파트 값이 내림세에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1월 19일 서울지하철 5호선에 대해 방화역에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를 거쳐 김포 한강신도시까지 10개 역사를 연장하는 계획이 발표된 후 실수요자가 일부 구매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이제 결론이다. GTX-A·B·C·D·E·F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안을 종합하면 최대 수혜지는? 기존 노선이 연장되거나 새로 역세권으로 편입되는 지역이 주목된다.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성장지역으로 김포, 인천 검단, 청라, 영종도, 평택이 대표적이다. GTX 연장이나 확장 정책으로 실수요자가 선택할 만한 슈퍼아파트는 어디일까? 아파트의 투자가치를 분석하고 미래 가격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반 특허기술인 '살집팔집'에 따르면 살기 좋고 사기 좋은 아파트는 표와 같다.

유의할 점도 있다. 교통망 확충은 집값 상승 요인이지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흐름을 보일 때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예산 확보도 난제다. 민자를 추진한다지만 고금리 상황에서는 미지수다. 노선 위치와 역사 배치 등을 놓고 지자체 간, 주민 간 갈등도 예견된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인 GTX는 공사 기간만 10년 이상 걸리고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장기 사업이다. 언제, 어느 지역에 얼마만큼 집값 상승을 가져올지는 불확실하고 변동성도 크다고 하겠다. 장기 투자 혹은 내 집 마련 측면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매일경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