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후유장애 인정해 배상액 높여…대리인 "생존자들도 고통 크다"
(목포=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2일 오후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정의당 비상대책위윈회 관계자들이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 daum@yna.co.kr |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2014년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그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2심도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희생자들에게 인정된 '2차 가해'에 대한 배상 청구는 기각됐다.
서울고법 민사20-2부(홍지영 박선영 김세종 부장판사)는 7일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가족 등 총 55명이 국가와 선사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처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 위자료는 그대로 유지하되, 신체 감정을 받은 생존자 6명(당시 단원고 학생 3명·일반인 3명)의 후유장애를 인정해 배상액을 각각 220여만∼4천여만원 높였다.
1심에서 인정된 위자료는 생존자 본인 1명당 8천만원, 단원고 학생 생존자의 부모·형제자매·조부모 400만∼1천600만원, 일반인 생존자의 배우자·자녀·부모·형제자매 200만∼3천200만원이었다.
원고들은 항소심에서 군 기무사 사찰로 인한 2차 가해도 배상하라고 추가로 주장했지만 기각됐다.
원고들은 2015년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결정된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소송에 나선 생존자와 그 가족이다.
당시 특별법에 따라 단원고 생존 학생 59명과 일반인 생존자 78명에게 한명당 6천여만∼7천여만원의 배상금이 결정됐는데, 이번 사건 원고들은 참사 발생 1년도 안 된 시기에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배상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소송에 나섰다.
2019년 1월 1심은 참사 당시 구조에 나선 해경이 퇴선 유도 조치를 소홀히 한 직무상 과실, 세월호 출항 과정에서 청해진해운 임직원이 범한 업무상 과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구호 조치 없이 퇴선한 위법행위 등을 모두 인정해 정신적 고통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원고 76명 중 21명은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판결이 확정됐고, 나머지 55명이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됐다.
55명 중 생존자는 19명이고, 이 가운데 16명이 당시 단원고 학생이었다.
피해자들을 대리한 김도형 변호사는 선고 뒤 "희생자 사건에서는 군 기무사 사찰로 인한 2차 가해를 인정했는데, 같은 피해자인 생존자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또 "많은 생존자가 코로나19 때문에 신체 감정을 받지 못해 추가 배상이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생존자들도 희생자 못지않게, 어쩌면 친구들이 죽고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더 큰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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