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였다 소비, 변했다 소비]③
작년 자영업자 비중 20%로 역대 최저
작년 음식·숙박 나홀로 사장님 3.2%↓
'자영업 지원'은 그만…"퇴출 강화해 근로자 전환 필요"
작년 10월 4일 서울 명동 빈 상점에 놓인 대출 전단지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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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직장인들의 저녁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쿠팡 등 식자재 플랫폼을 활용해 장을 보는 등 소비 구조가 바뀐데다 고금리·고물가에 가계 지갑까지 닫히자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작년 자영업자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전통 소비 업종인 음식·숙박업의 나홀로 사장이 작년 1년간 1만명 넘게 사라졌다. 그러나 경쟁력을 잃은 자영업자를 무작정 지원하는 정책은 그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 취업자 수 중 자영업자 비중, 나홀로 사장 비중은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비중(출처: 통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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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0.0%로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중 나홀로 사장인 영세 자영업자의 비중은 75%에 달했다. 코로나19가 심했던 2021년엔 76.3%까지 올라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76.3%) 이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크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 돈을 받지 않고 가족이 운영하는 자영업에 종사했던 ‘무급가족종사자’는 2023년 89만9000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자영업으로 가족들이 다 같이 먹고 사는 게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소비구조 변화와 소비침체 속에 나홀로 사장으로 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는 2022년 34만9000명에서 작년 33만8000명으로 1만1000명, 3.2%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50대 여성 혼자 운영하는 음식·숙박업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줄어들고 있다”며 “확인되지는 않지만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이 종업원을 늘려 ‘나홀로 사장’에서 탈출했다기보다 버티다가 폐업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고 밝혔다. 서비스 산업 중 음식·주점업은 작년 2분기 이후 3분기째 전년동기비 감소 흐름이다.
차라리 코로나때가 더 나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편의점·마트, 식당 등에 선반을 공급하는 가족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때가 오히려 장사가 됐다”며 “고객이 코로나때보다 40~50% 정도 줄어들었다. 하루에 전화 문의 한 통이 없을 때도 많다”고 호소했다.
자영업자가 고전하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하는 대책은 이제 그만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나온다. 소비구조 자체가 변화했기 때문에 일시적인 파고를 넘어서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꺾였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대출은 작년 3분기말 1052조60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말(686조2000억원)보다 53.4%, 466조4000억원 급증했다. 반면 근로자 외 가구소득(자영업자 외 무직 포함)은 월평균 341만7114원으로 이 기간 2.1% 감소했다. 근로자 가구 소득이 6.9% 증가한 것과도 크게 비교되는 모습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자영업자가 가장 많은 나라”라며 “자영업자를 계속해서 지원하는 정책은 그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영업자로 진입할 때는 지원하지 말고 오히려 폐업 등 퇴출할 때 돈을 지원해 자영업자가 사업체를 정리하고 근로자로 흡수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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