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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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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제3지대 합당에 “순수성 의구심”… 첫발 뗀 빅텐트 앞 남은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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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제3지대 합당에 “총선 앞둬…순수성 의구심”

이준석 “죄송한 부분 있어…개혁신당 가치 지킬 것”

제3지대 공약·공천 합의 과정서 주도권 다툼 예상

국민의힘은 10일 제3지대 통합신당인 ‘개혁신당’의 출범과 관련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합당) 의도에 대해서 순수성이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설 연휴 첫날인 9일 개혁신당, 새로운 미래, 새로운 선택과 원칙과사상이 ‘개혁신당’이란 이름으로 ‘깜짝’ 합당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총선용 ‘이합집산’이라고 꼬집은 셈이다.

실제로 4개 세력은 기존에 보인 이념적 색채와 지향점이 서로 달랐던 만큼 하나의 세력으로 뭉쳐 가는 과정에서 주도권 다툼, 지지층 이탈 등 크고 작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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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세력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혁신당 합당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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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개혁신당 창당과 관련 구두 논평을 통해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대해 저희 당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다”면서도 합당 의도에 의문을 던졌다. 김 대변인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백그라운드가 굉장히 다른 분들이 모여서 만든 당”이라며 “과연 이것이 순수성이 있는지 그 의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한 판단은 국민 여러분께서 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지적을 예상했듯 개혁신당 이준석 공동대표는 전날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 실시간 방송을 통해 지지자 달래기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제3지대 통합 발표 후 개혁신당 일부 당원들이 홈페이지에 ‘탈당하겠다’며 성난 목소리를 내자, 이 공동대표는 소통 형식의 방송을 열고 “죄송한 부분들이 있다”며 “개혁신당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 공동대표는 방송에서 “합당 대상이 있는 상황에서 보수 정당이다, 진보 정당이다는 하나의 얘기는 하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노인 무임승차 폐지, 여성 희망 복무제 부분에 대한 정책적 스탠드는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또 ‘페미니스트, 전장연 (출신) 후보가 비례대표를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여성주의 운동이 업인 분들도 있을텐데 그런 분들이 저희가 지금 생각하는 비례대표 선발 방식에서는 굉장히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가 총선 공약으로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여성 공무원 병역 의무화’ 등을 내세워 이슈 몰이에 집중하고 있지만, 나머지 세력들이 이러한 세부 공약들에 동의하고 나설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같은 공약에 대해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조응천·이원욱 대표의 원칙과상식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들이 섣불리 개혁신당의 기존 공약에 동참할 경우 지지자들이 떠나갈 수 있는 까닭에 향후 4개 세력이 당헌·당규, 정강·정책, 총선 공약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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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왼쪽), 이준석 공동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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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 공천 과정에서 주도권 다툼이 필연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합당으로 탄생한 개혁신당의 당 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이며, 총선을 지휘할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공동대표가 맡기로 한 상황이다. 지난한 줄다리기 끝에 가까스로 이뤄진 합당 과정에서 당명·지도체제 등 이낙연 공동대표의 양보가 있었던 만큼, 공천 과정에서는 이낙연 대표 등의 나머지 세력에서 지분 주장이 강하게 이뤄질 수 있다.

한편 이준석 공동대표는 전날 실시간 방송에서 “저도 선대위원장(선거대책위원장)”이라고 강조하며 ‘비례대표 할당제’에 대해서는 “대표를 하면서 가지고 있는 권한으로 할당제에 해당하는 것은 전부 다 거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4개 세력이 모인 개혁신당이 향후 ‘총선 승리’ 이상의 명분과 비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산적한 마찰 가능성을 딛고 ‘원팀’으로 지지층을 통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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