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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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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밖으로 나온 파이프오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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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연주는 물론 장식적 오브제로도 인기


매일경제

데뮤 박성준 대표 (사진 =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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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나 성당, 콘서트홀 등이 아니면 보기 힘들던 파이프 오르간이 울타리 밖으로 나오고 있다.

파이프 오르간을 대형시설이 아닌 곳에서 보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에서도 개인들이 파이프 오르간을 소장하는 것이 한층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신형은 물론이고 중고 파이프 오르간을 어디든 설치할 수 있도록 길을 넓히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데뮤(DeMu)사를 이끄는 박성준 대표가 그 프로젝트를 이끄는 주인공이다. 박 대표는 연세대 작곡과를 졸업한 뒤 음악목회자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대에서 신학석사(M.Div) 학위를 받았다. 이후 아이비리그 명문인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음악과 교육학으로 두 개의 석사를 더 따고 뉴욕의 한인교회에서 음악감독으로 일해 왔다. 뉴저지와 메릴랜드 공·사립 중·고교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하기도 했던 그는 파이프 오르간 매력에 푹 빠져 그 감동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민간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파이프 오르간을 교회나 성당 밖 세상에 꺼내놓는 것이 삶의 목표”라며 “세상에서 파이프 오르간의 아름다운 소리가 선한 영향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교회나 성당이 아닌 개인도 하우스 오르간을 많이 가지고 있다. 지자체의 문화공간이나 개인병원, 기업사옥, 호텔 등에도 연주용은 물론이고 예술 수집품으로 설치되기도 한다. 박 대표는 그런 점에 착안해 한국에도 대형 카페, 개인병원, 골프장 클럽하우스, 상업용 빌딩, 기업체 사옥, 지자체 문화공간은 물론 개인 주택에 널리 보급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파이프 오르간이 종교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라는 통념을 넘어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인테리어용 오브제이자 예술 수집품으로 적합하다”며 “세계적인 제작사들과 제휴해서 고객의 니즈와 예산에 맞춰 파이프 오르간을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데뮤사는 미국 일리노이주 윅(Wicks)사, 독일 함부르크 벡커랫(Beckerath)사 제품에 대한 한국내 독점딜러권을 보유하고 독일 오벨링거사, 미국 테일러앤부디사, 기타 미국과 유럽의 중고 파이프오르간 딜러들과 제휴를 맺고 파이프 오르간 유통에 나선 상태다.

데뮤사의 한국 진출은 파이프 오르간 매력에 빠진 국내 한 아마추어 오르가니스트와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치과의사로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집에 파이프 오르간 소장하는 것를 평생 갈망하던 그는 60대에 접어들고 나서 데뮤사를 통해 염원을 이뤘다. 박 대표는 “누군가의 평생 소원을 이뤄줬다는데서 비즈니스 이상의 큰 보람을 느꼈다”며 “파이프 오르간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즐기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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