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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 하늘로…서커스 없는 곳에서 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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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가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고 서울대공원이 밝혔다. 서울대공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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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친절했던 할머니 코끼리 사쿠라, 평생을 일어선 채 휴식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이제 하늘나라 구름 위에 누워 단잠을 청하고 있을 것이라 믿어요.”



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가 59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쿠라는 2019년 발톱 질병으로 한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잘 지내왔으나, 지난해 11월부터 복수에 물이 차면서 건강이 나빠졌다. 사람 나이로는 90살이 넘게 장수한 사쿠라는 사육사들 사이에 ‘코끼리 할머니’로 불렸다.



15일 서울대공원은 아시아코끼리 사쿠라가 복수·생식기 피하부종 등이 악화해 집중치료를 받아가 지난 13일 끝내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사쿠라(암컷)는 1965년 태국에서 태어나 7개월 어린 나이로 일본으로 옮겨져 ‘다카라즈카 패밀리랜드’에서 서커스 공연을 하던 코끼리였다. 2003년 이 유원지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같은 해 5월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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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서커스단에 들어가 사회성을 기를 기회가 적었던 사쿠라는 사회성이 부족한 편이었지만, 2018년부터 진행한 합사 훈련이 성공해 최근까지 3마리 코끼리들과 함께 생활해왔다. 서울대공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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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 코끼리들은 암컷 우두머리를 중심의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이지만, 어린 나이에 서커스단에 들어가 다른 코끼리와 무리 생활을 하지 못한 사쿠라는 사회성이 부족한 편이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생활하게 된 이후에도 단독 생활을 해왔다. 이런 사쿠라를 위해 사육사들은 2018년부터 합사를 위한 지속적인 훈련을 진행했고, 마침내 ‘키마’ ‘수겔라’ ‘희망이’ 등 다른 코끼리 세 마리와 무리를 이뤄 최근까지 생활해 왔다.



사쿠라는 지난 2019년 4월에도 발톱에 염증이 생기는 ‘조갑염’에 걸렸다가 동물원이 꾸린 ‘코끼리 전담반’의 집중적인 치료와 회복 훈련으로 회복된 바 있다. 조갑염이란 손가락·발가락에 생긴 상처가 박테리아나 세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염증 질환으로, 평균 몸무게 3~4t에 이르는 코끼리는 평생 두 발로 그 무게를 지탱하기 때문에 발에 질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당시 사쿠라가 강화훈련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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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가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고 서울대공원이 밝혔다. 서울대공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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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11월 갑작스레 복부에 물이 차고 생식기에 피하부종이 악화하면서 지난달 10일부터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서울대공원 수의진료팀과 코끼리 전담반이 사쿠라 좋아하는 대나무, 과일 등을 급여하며 식욕 회복과 치료에 집중했으나 잠시 호전됐던 상태가 악화하면서 결국 13일 숨을 거뒀다.



코끼리전담반 사육사들은 “어린 시절부터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아온 사쿠라가 서울대공원에서 노년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고, 국내 최고령 코끼리로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람객들에게 많은 희망을 줬다”면서 “몸이 아파도 훈련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따라준 사쿠라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사육사들은 사쿠라와 함께 지내던 세 마리 코끼리들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지속해서 관리하고 일상 회복을 도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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