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CG) [연합뉴스TV 제공]

(익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북 익산시가 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 투서를 통해 최근 불거진 상급자의 성 비위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익산시는 15일 자료를 통해 "게시글의 진위를 파악해 비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대상자를 강력히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 비위나 갑질 등 직장 내 괴롭힘 피해가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익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청 여성 공무원 모임인 '백목련회'와 공무원노동조합은 정헌율 시장을 만나 성 비위 사건에 대한 조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백목련회 임원진은 이 자리에서 "선배 공무원으로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익명의 고충 접수창구를 마련하는 등 확실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창훈 시 노조위원장은 "내부 게시판을 통해 여러 피해 사례가 드러나고 있어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며 "조속한 조사를 통해 사실이 밝혀지면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헌율 시장은 이에 "시장으로서 공무원들이 편안하게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게 마땅한 데, 이런 일이 발생해 정말 유감스럽다"며 "직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종류의 괴롭힘에 대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에는 익산시 한 남성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새내기 여성 공무원에게 장기간 사적 만남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남성 상사가 늦은 밤 전화를 하고 불쾌한 신체 접촉, 술 강요를 일삼았으며 '영화 친구가 돼 달라', '집에 아픈 아이가 있어서 각방 쓴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 남성 상사는 여성 공무원이 자신의 제안을 거부하면 '앞으로 공직 생활에 내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협박까지 했다고 작성자는 밝혔다.

게시글의 답변란에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다', '저도 9급 때 당한 기억이 난다', '대체 몇 명한테 그랬을까?'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폭로 글에 대한 공직 사회 후폭풍이 거센 모습이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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