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이슈 오늘의 미디어 시장

[미해결 정책파일] 방송재원 합리적 배분, 4년째 공염불… 소관부처 ‘핑퐁게임’ 언제까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장기 미해결 정보통신기술(ICT) 국책과제를 살핍니다. 디지털데일리는 <미해결 정책파일>을 통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국책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IT업계 국책과제 추진 현황과 향후 전망이 궁금하다면, <미해결 정책파일>을 확인하세요.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방송재원의 합리적 배분을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또 해를 넘겼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까지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3년 동안 일정을 거듭 번복했지만, 여전히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가이드라인 마련에 있어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부처가 부재한 탓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당초 지난해 마련하기로 했던 ‘콘텐츠 대가산정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두고 방통위와 협의 일자를 조율할 예정이다.

처음 시장에서 ‘콘텐츠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이 언급된 건 3년 전이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콘텐츠를 먼저 공급한 뒤 계약을 체결하는 ‘선공급-후계약’ 관행에선 지상파와 인터넷TV(IPTV)·케이블TV(SO) 등 유료방송사를 상대로 협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2021년 1월 유료방송 시장 내 ‘선계약-후공급’ 원칙을 도입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계약의 기준이 될 ‘콘텐츠 대가산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지상파 사업자들이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회의에 불참하면서 논의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보도 기능을 갖춘 지상파의 경우 콘텐츠 사용료 협상에서 일반PP와 비교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협상에 나서 콘텐츠 사용료가 줄어들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지상파가 빠진 회의를 ‘앙꼬 빠진 찐빵’에 비유한다. 방송시장 재원이 순환되는 구조로, 지급 비중이 큰 지상파를 제외하고 가이드라인 마련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방송시장의 재원구조를 살펴보면 유료방송사가 수신료와 홈쇼핑송출수수료를 받는 대신 지상파에 재송신료(CPS)를, PP에 콘텐츠 사용료를 지급하는 구조인데 유료방송사가 지상파에 나눠줄 몫은 남겨두고 PP와 협상에 나선다면 결국 PP에 돌아가는 몫은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지상파 사업자를 협상테이블에 앉히려는 부처의 노력은 그동안 소극적이었다. 특히 지상파의 소관부처인 방통위는 회의 참석을 사업자 자율에 맡겨왔다. 과기정통부도 방통위가 소관부처라는 이유로 지상파에 적극 개입하지 있지 않은 가운데 부처 간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게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관계자는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마련은 유료방송시장 질서에 필요한 최소한의 룰을 셋팅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상파도 PP와 자회사를 통해 플랫폼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사용료를 받고 있는 등 엄연히 유료방송시장 안에 들어 와있는 사업자로, 유료방송시장 질서를 위한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당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약속한 시한을 넘긴 상황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정부세종정차에서 진행한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지상파3사가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올 연말까지 방통위와 협의해 가이드라인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빠른 시일 내 방통위와 가이드라인 관련 협의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소관 부처들의 담당자도 여러번 바뀌면서 논의가 하염없이 지연된 가운데,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 마련을 위해선 소관부처의 고민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