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300년 된 목포 고하도 이충무공 기념비 훼손 심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암석 부풀어 붕괴 위험, 글씨도 인식 안 돼…보수 시급

연합뉴스

훼손된 목포 고하도 이순신 장군 기념비
[목포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300년 전 전남 목포 고하도에 세워진 이충무공 기념비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석 표면이 뜯겨서 글씨도 보이지 않고, 붕괴 위험도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22일 목포시에 따르면 고하도에 있는 전남도 유형문화재 제39호인 '고하도 모충각 이충무공 기념비' 훼손이 심하다.

고하도는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이 100일 넘게 머물며 군량미를 조달하고, 무기를 재정비했던 곳이다.

기념비는 이곳에서 거둔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722년(경종 2년) 세워졌으며 몸돌 높이는 227cm, 너비 112cm이다.

일제강점기 야산에 버려졌던 비를 광복이후 현 위치에 세웠는데, 일본인들이 총을 난사해 비를 훼손하자 비석이 몇 달 동안 땀을 흘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비문에는 이충무공이 고하도를 수군 통제영으로 삼게 된 경위와 군량미의 중요성 등이 기록돼 있다.

훼손은 기념비 하단 부분에서 주로 보이는데, 상단부가 누르는 무게로 암석이 부풀어 오르는 '벌빙현상'이 나타나 붕괴위험마저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연합뉴스

표면이 뜯기고 글자마저 보이지 않은 기념비
[목포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기념비 하단에서 습기가 올라와 비석 내부에 침투해 훼손이 심하고, 박리작용으로 비문의 글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떨어져 나가고 패어 있기도 하다.

시는 훼손 상태가 심각하자 2014년 광화체 처리 등 보존 처리한 데 이어 2021년에도 바닥 콘크리트 제거 및 출입문 하부 통풍공사를 했다.

최근 현장조사 등을 통해 '벌빙현상'이 지속될 경우 하부에서 상부(이수) 지탱이 어렵고, 기념비 중간(비신) 부분의 붕괴위험이 있다는 통보도 받았다.

또 붕괴 방지를 위한 하단부 강도 강화 등을 위한 과학적 정밀진단의 필요성도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기념비는 제작된 지 300년이 넘는 도지정 문화재이지만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전남도에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사업비 등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chog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