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일본 인수합병(M&A) 시대의 서막으로 기억될 것이다." 증시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M&A 붐이 일고 있다. 자금 여력이 생긴 기업들이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M&A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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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일본 기업과 관련한 M&A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674억달러(약 89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M&A가 약 1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에서는 작년 4분기에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었다. 노무라 증권의 글로벌 인수합병 책임자인 아키라 기요타는 2024년을 '일본 M&A 시대의 서막'으로 정의하며 "거래 건수와 거래량 모두 상당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경영진의 바이아웃 자체가 늘었다. 일본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면서 기업들의 인수 여력도 확대됐다. 올 들어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서는 등 엔화 약세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 소식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최근 호주 증시에 상장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알티움을 91억호주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세키수이 하우스는 미 건설업체인 MDC홀딩스를 49억달러에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도쿄에 위치한 부티크 투자은행 BDA파트너스의 제프 액튼 파트너는 "엔화가 약세라고 해서 거래를 중단하지 않는다"면서 "전략적 성장 우선순위에 의해 움직인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 매각, 경영권 인수 등이 올해 더 많은 M&A를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정부, 투자자들이 기업에 성장 강화 압력을 가하는 것 역시 M&A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통신은 "이 모든 것이 M&A 물결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쿄 골드만삭스의 야노 요시히코 M&A 책임자는 최근 일본의 생명보험사와 자산운용사들이 행동주의 주주들과 함께 지배구조 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그 결과 기업들이 M&A에 더 개방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키요타 책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인수 제안을 보다 현실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관련 거래는 지난해 아시아 전체 거래량의 22%를 차지했다. 이는 4년만의 최고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기업 및 투자은행 책임자인 피터 겐트하르크는 "향후 2년간 일본에서 다른 시장 대비 더 많은 거래 활동을 보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니케이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19% 상승한 3만9098.68에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러한 랠리의 배경으로는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 엔화 약세로 인한 해외자본 유입 등이 손꼽힌다. 전문가들은 올해 니케이지수가 4만선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oA는 올 연말 니케이지수 전망치를 기존 3만8500에서 4만1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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