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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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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를 유치하겠다는 이 남자···알고보면 3선 시장 [금배지 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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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원정대 - 34]
3선 논산시장 황명선, 충남 논산·계룡·금산 출마
“시대정신은 현장에... 자치분권 지도자 주목받을 것”
포퓰리즘 논란에도 중고등학생 해외 수학여행 성사
글로벌 해외연수 국회에서 아예 법제화할 것


매일경제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최근 국회 인근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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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황명선에게 정치란?

사회 각계 각층의 이견이 있는 의견을 듣고 토론하고 협의를 통해서 네 것, 내 것이 아닌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

Q. 황명선에게 금배지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국민들의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국회의원의 역할



“논산이 보수적인 지역인데 3선 시장을 지냈잖아요. 빚도 다 갚아 채무없는 도시를 만들고, 지역에서 굵직굵직한 사업들은 많이 하다 보니 소문이 났죠. 유능하고 검증받은 황명선 시장, 일 한번 시켜보자는 여론이 계룡, 금산까지 확대되고 있어요.”

논산에서 최초로 3선 시장을 지낸 황명선 후보는 자신을 이렇게 표현했다. 500억원대의 채무를 청산하고 시 예산은 대폭 늘리며 ‘세일즈 시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농민 기본소득을 비롯해 폭력학대대응센터, 대한민국 최초의 365일 24시간 아이돌봄센터, 전체 중고등학생 해외연수까지 재원이 많이 들고 행정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들도 해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단수 공천을 받은 황 후보는 이제 논산 시장으로서의 관록을 바탕으로 충남 논산계룡금산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그는 이번 22대 총선에서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를 묻자 “현장에서 시민들을 눈을 바라보며 다양한 정책을 실천해본 자치분권 지도자”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예로 ‘성남지사, 경기도지사 출신 이재명’을 꼽았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자치분권 특보단장도 맡았다. 황 전 시장을 만나 선거 준비 과정과 정치적 비전을 들어봤다.

스윙보터 충남...與 ‘피닉스’ 이인제 컷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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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논산계룡금산 국회의원 선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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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은 선거 때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다. 자유민주연합 해체 이후 지역정당이 없는 데다 전국의 여야 득표율과 충청권 표심이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논산계룡금산 선거구는 총선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에 속한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은 육군훈련소와 국방대학교, 3군사령부가 있는 군사 도시다. 정치권에서 ‘불사조’로 평가받는 이인제 전 의원이 16·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선거구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더 강했다. 하지만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종민 의원이 당선되며 판도가 뒤집혔다. 논산 출신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주도한 야당 바람이 미친 것이다.

이번 총선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을 탈당해 제3지대인 새로운미래로 떠난 김 의원은 충남 논산계룡금산 외에도 서울 등 수도권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인제 전 의원이 다시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 오르지 못하고 컷오프를 당했다. 대신 김장수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과 박성규 전 제1야전군사령관이 양자 경선을 치른다.

황 전 시장은 “논산은 제가 태어난 고향이기도 하고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며 “논산, 계룡, 금산에서 기분좋은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의원에 대해서는 “김 의원은 진보개혁 진영의 자산이었다”며 “두 번이나 당선이 됐는데 함께 했던 동지들에게는 굉장히 큰 마음의 아픔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중앙당 대변인도 역임했던 황 전 시장은 지난해부터 직을 내려놓고 지역구 활동에 집중해왔다. 금품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도 당했지만 허위로 조작된 고발장이라는 경찰의 판단 아래 무혐의 처분을 받아냈다.

“육군사관학교 유치, 중고교생 글로벌 해외연수 법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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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지난 13일 충남 논산 노성면 두사1리 마을총회를 찾아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황 전 논산시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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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전 시장은 그간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육군사관학교 유치, 농산물 가격 안정 보장 등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황 전 시장은 “논산을 국가 국방산단의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육군사관학교를 유치하고, 계룡에는 군 관련 연구기관과 공공기관을 유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들을 좀 더 유치할 수 있도록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인삼 등 농산물 재배지가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농산물 가격 안정제 도입’도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을 예로 들며 “쌀값과 농산물 가격이 안정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계룡과 금산 지역에도 논산같은 시민공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황 전 시장은 자신이 논산시장 시절에 펼친 정책을 국회에서 법제화하고 싶다고도 밝혔다. 대표적인 정책이 ‘청소년 글로벌 해외연수’다. 논산시는 2016년부터 관내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중국 상하이에 해외 연수를 보내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펼쳐왔다. 또 중학교 3학년에게는 일본 오사카, 나라, 교토 탐방을 다녀오도록 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백제 문화에 대해 학습할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황 전 시장은 “자치분권 현장에서 필요한 법안이라고 느꼈다”며 이를 국가 차원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고 학부모가 일부 자부담을 한다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학생들이 해외에 다녀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원 마련 방안이 불확실한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어떤 정책이든 100% 동의하는 정책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밖에도 폭력학대신고대응센터 등 자신이 지방정부에서 실현한 정책을 법제화해 중앙정부가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또 ‘평생학습 바우처’ 법제화를 통해 헌법적 권리인 평생학습권을 보장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시민들이 요가, 기타, 트럼펫 등을 충분히 학습할 수 있고 평생학습에 대한 권리도 보장받았으면 좋겠다”며 “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대응해 평생학습 바우처를 만들고 세대별로 10만원, 20만원 정도를 지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으로서의 꿈, 자치분권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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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최근 국회 인근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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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자치분권 전도사’다.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그는 논산대건고와 국민대 토목환경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제6대 서울시의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거쳐 논산시장을 지냈다. 그러면서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공동대표,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황 전 시장이 논산시장 시절 도입한 ‘읍면동장 직선제’에는 그의 철학이 담겨있다. 읍면동 단위에서 의제를 설정하고 이를 중앙정치에 반영해나가는 ‘상향식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그는 시장이 아닌 마을 주민이 동장을 선출하는 ‘읍면동장 직선제’에 대해 “동장 출마자들이 시장이 아니라 주민들과 만나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갈지 고민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황 전 시장은 “정당도 풀뿌리 당원들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한다”며 정당의 자치분권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위원회가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 때 선거운동을 위해 당원들 관리하는 수준을 벗어나 시장, 군수, 국회의원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역위원회 내에 환경위원회, 안전위원회, 교통위원회 등을 둬서 당원들이 시민의 삶을 지켜내는 주인으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여의도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초선 의원들이 중앙정치에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다. 일사분란하게 작동하는 행정과 달리 의회 정치는 대화와 협상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적용 범위가 지자체에서 전국으로 확대되는만큼 그 영향력도 달라진다.

하지만 황 전 시장은 “현장에서 정책을 설계해봤기 때문에 중앙부처 공직자에 비해 디테일 측면에서 국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며 지자체장으로서의 경험을 자산으로 내세웠다. 그는 “국회의원 역할은 현장에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통 황명선의 ‘생활 정치’가 고향 주민들의 표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배지 원정대’는 2024년 4월 열리는 22대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인을 소개하고, 해당 지역구를 분석해보는 매일경제신문 정치부의 기획 연재물입니다. ‘절대 반지’를 찾아 떠난 반지 원정대처럼,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신인까지 집중 추적해 유권자 여러분의 선택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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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혜 기자·홍예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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