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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월)

선거 앞두고 ‘또’ 여가부 흔드는 정부, “혐오로 표 얻으려는 시도”[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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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 지지층 결집용, 또 ‘성별 갈라치기’

“제대로 된 장관 임명하고 부처 정상화하라”

경향신문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여가부 폐지 시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을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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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여성가족부 폐지 추진 움직임을 보이면서 여성계가 “폐지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여가부를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다시 ‘성별 갈라치기’를 꺼내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의전화 등 900여 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의 사표를 5개월만에 수리하면서 후임 장관을 지명하지 않았다. 이어 정부는 여가부 실·국장 자리에 타 부처 인사를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정부조직법 개정 전에 부처 폐지 관련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尹, 김현숙 여가부 장관 사표 수리…후임 지명 없이 차관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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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여가부 폐지 시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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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여성이 존엄을 보장받는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삶을 꾸려나가도록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고, 타 부처의 정책을 연계하여 견인하는 게 (법에 규정된) 여가부의 역할”이라며 “인구부가 여가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정부·여당의) 발상은 여성을 자발적 의지와 존엄을 가진 존재가 아닌 ‘아이낳는 기계’로 취급하겠다는 말”이라고 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머리 짧은 여자라는 이유로 폭행당하고, 페미니스트라 낙인 찍어 위협하고 노동권을 침해하고, 내 맘대로 하겠다며 스토킹을 하다 죽이고, 국가에 신고했던 피해자들이 죽어갔다”며 “그 사이 부처 합동 종합대책 하나 발표하지 않은 정부와 대통령이 무슨 면목으로 성평등·여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 총괄 부처의 장관을 임명하지 않겠다고 하나”라고 했다.

이같은 정부 기조의 영향을 받아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에서 성평등 정책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대표는 “(여가부는) 성차별 해소에 필요한 예산을 모두 삭감하고, 원칙과 현장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기관 통합을 추진하고자 했다”며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지원 예산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여가부 흔들기는 성평등의 가치를 짓밟는 것과 다름없다”며 “윤 대통령은 성평등 정책을 실현할 제대로 된 장관을 지명하고 여가부를 정상화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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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직원들은 “불안”, “정치적 의도” 지적도


김가로 여가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실·국장 인사를 두고 관련 부서 협의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사를 시작으로 (부처 폐지 관련) 사전 준비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 여가부 관계자는 “다른 부처에서 곧 실·국장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짜 폐지되는 게 아닌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 내내 여가부 직원들은 위축된 분위기에서 일했다. 김 전 장관은 ‘마지막 여가부 장관이 되겠다’며 부처 폐지를 공언해 왔다. 지난 21일 이임식에서도 “여가부가 조직개편(폐지)으로 보다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드라마틱 엑시트”를 언급하며 부처 폐지 의사를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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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권익보호 관련 사업도 뒷전으로 밀렸다. 양성평등정책기본계획에서는 ‘여성폭력’ 등 단어가 빠지고,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 명칭은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으로 바뀌었다. 여성계에서는 “성별 불평등의 현실을 가리는 여성 지우기”라고 지적했다. 여가부는 대신 청소년·가족정책에 부쩍 힘을 실었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부처 폐지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다시 띄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젠더갈등구도를 다시 만들며 20대 남성의 지지를 다시 되찾아오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혐오로 지지층을 모으는 것은 한국 정치나 민주주의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여가부 폐지는 시민사회의 여론에 따라 국회도 받지 않은 안인데, 선거철이 되자 다시 여가부 폐지로 표를 얻기 위해 장관을 공석에 뒀다”며 “여가부 폐지는 의미 있는 정책으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 단지 여성혐오 세력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힘 대선후보였던 2022년 1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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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람 기자 lennon@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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