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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인 미디어] 변조한 목소리로 전하는 진심…'환승연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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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환승연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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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연애3'는 이별한 커플이 전 연인과 재회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등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이별과 사랑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연애 리얼리티다. 출연자는 3주 동안 함께 지내며 서로의 '옛 연인(X)'이 누구인지 추측하고 미련과 질투, 설렘 사이에서 갈등한다.

'환승연애3'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고민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도입됐다. 대표 장치가 변조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토킹룸'이다. 토킹룸은 출연자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비밀 대화를 나누는 장치로 활용됐다.

사람의 목소리는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마치 지문과 같아서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신원 확인에 활용될 정도다. 사람마다 목소리가 다른 이유는 개인별 성대 모양, 떨림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요소가 여러 가지 진동 수(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를 만들어내고 이 중 특정 몇 가지 소리가 합쳐져 공명(울림)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다른 사람 목소리를 흉내낸다고 해도 고유한 음색까지 바꾸기는 어려운 이유다.

헬륨가스를 마시면 목소리가 잠시 변하는 이유도 공명 진동 수 변화에 있다. 헬륨가스의 밀도는 질소와 산소로 구성된 대기와 비교해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음성이 헬륨가스를 통과하면 소리의 전달속도가 평상시보다 더 빨라지고 공명 진동수도 높게 형성돼 월트디즈니 캐릭터 '도날드 덕'처럼 높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기계를 활용한 음성 변조에도 동일한 기법이 활용된다. 보통 남성의 목소리 기본 진동 수는 100∼150㎐, 여성은 200∼250㎐다. 기계를 이용해 공명 진동 수를 높이면 전혀 다른 목소리로 변한다. 뉴스에서 취재원을 보호하거나 방송콘텐츠에서 등장인물 정체를 감출 때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음성 변조를 넘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특정 인물 음성을 복제하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변조된 목소리는 복원할 수 있을까. 음성변조 과정을 역으로 실행하면 원래 음성에 가깝게 복원될 가능성이 크다. 목소리가 변조된 구간은 주파수 영역이 다르게 나타난다. 주파수를 낮추는 방식으로 복구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한편, 목소리는 단순히 성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성대와 성도, 식도 그리고 뇌의 후두개, 연구개를 거쳐 혀를 통과해 만들어진다. 이렇게 내는 소리를 시각적으로 그린 게 성문이다.

성문 분야 개척자인 로렌스 커스타는 1962년 목소리 무늬인 성문이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기초로 화자(話者) 식별법을 개발했다.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이 적 무전병 목소리를 분석하려고 시작했던 프로젝트 성과였다.

성문 분석과 활용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성문 분석으로 성별과 연령대는 물론 변조된 음성도 복원할 수 있다. 성문 분석 결과가 틀릴 확률은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1987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이를 도입해 이듬해부터 유괴사건 등을 해결했다. 대검찰청은 납치·유괴 등 목소리가 유일한 단서일 때를 대비해 '음성 식별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전화 금융사기인 보이스피싱 범인 검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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