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9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삶] "동물에게 성매매까지 시키는 게 사람이라니까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물축제·동물복제·강아지공장은 잔인한 동물학대"

"루시법 추진으로 반려동물 고통 줄여야"…전진경 카라 대표

[※ 편집자 주= 전진경 카라 대표의 인터뷰는 개식용 종식법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이뤄졌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분량이 많아 세 차례로 나눠 송고키로 했고,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 기사는 지난 1일[삶] "한달 된 강아지, 펫숍에 끌려와 엄마 찾으며 우네요"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진경 대표
[이다빈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기자= "동물실험, 동물복제, 동물축제 등은 동물들에게 큰 고통을 가져옵니다. 수간도 동물 학대에 해당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오랑우탄이나 개를 묶어놓고 성매매를 시키기도 합니다."

전진경(59) '동물권 행동 카라' 대표는 지난달 24일과 이달 20일 연합뉴스와의 두차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 대표는 "의과대학의 동물실험은 동물들에게는 가장 잔인한 영역"이라면서 "실험실에서 동물들은 고통스러워서 울고, 비명을 지른다"고 했다.

그는 "동물축제도 인간의 잔인한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런 축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기에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했다.

전 대표는 "강아지 공장, 경매장, 펫숍으로 이어지는 반려동물 학대는 중단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루시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난 전 대표는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다국적 제약회사와 대기업 직원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그는 2002년 카라의 전신인 '아름품' 창립멤버였고, 2014년에는 카라의 상임이사로 상근을 시작했다. 2021년부터는 이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20대 초반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동물보호 활동에 적극 나섰다. 길고양이 보호 활동을 계기로 이화여대 에코 학부 대학원에 진학해 동물행동 생태학을 공부하는 등 학문적 탐구에도 관심을 가졌다.

연합뉴스

"아, 이제는 안심돼요"
구조된 뒤 동물보호 활동가 품에 안긴 강아지 [카라 제공]


-- 그동안 본인이 구조한 동물은 어느 정도 되나.

▲ 카라 활동가로서 구조한 동물 외에 개인적으로 구한 동물도 꽤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중성화를 한 다음에 살던 곳으로 되돌려 보낸 고양이가 150마리 정도 된다. 입양 보낸 개와 고양이도 30∼40마리는 된다. 몸이 안 좋은 반려동물은 치료해서 입양 보냈다.

-- 동물들의 사명이나 삶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 사람도 궁극적으로는 삶의 목적이 없다. 진화생물학적으로는 생존 자체가 목적이다. 불교적 관점에서는 모든 것이 허상이고, 삶도 한바탕 꿈 같은 것이다.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들은 심플하게 산다. 사람들은 불필요하게 복잡한 삶을 살지만, 동물들은 순간순간 만족하며 산다. 나는 그들의 이런 삶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 동물권 운동과 동물복지 운동의 차이점은.

▲ 동물권 운동은 동물이 물건이나 재화가 아니고, 그 자체로 존엄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원칙적으로 동물을 가축화해서 소유하고 먹는 것도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동물보호 운동은 이런 교조주의적 입장은 아니다. 현실을 감안한 동물복지 운동이라고 보면 된다. 동물을 이용하는 것은 인정하되 인도적으로 대우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점진적이고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강아지 공장이나 공장식 축산처럼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인간의 행위에 반대한다.

-- 사람은 동물을 부당하게 착취하고 있다고 보나.

▲ 과거의 사람과 가축·농장동물은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였다. 사람은 늑대를 비롯한 포식동물로부터 소, 돼지 등 가축을 보호해줬다. 가축은 인간에게 젖을 주고, 죽어서는 고기를 제공했다. 사람은 가축들을 이용하면서도 그들에게 어느 정도 도리를 지켰다. 지금은 가축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온갖 잔인한 사육방식을 동원한다.

연합뉴스

불법 도축 농장에서 개를 구조하는 카라
[연합뉴스 사진]


-- 카라의 활동가로서 동물 보호 운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일은.

▲ 구조해야 할 동물을 구하지 못했을 때는 가슴이 아프다. 경매장에서 대형견을 떨이 방식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이 잘 구입하지 않는 개들을 싼값에 사들여서는 식용으로 도살하는 사람이었다. 그날도 대형견 여러 마리가 경매장에 나왔다. 막판에 리트리버 2마리와 맬러뮤트 1마리가 그 도살자를 보더니 자기를 선택해달라고 꼬리를 흔들었다. 우리는 그를 추적해 그 집을 확인한 뒤 지방자치단체 담당관에게 연락했다. 현장에 온 그 담당관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했다. 담배 한 대를 피운다며 자리를 피하더니 그대로 도망가고 말았다. 우리는 그를 찾으러 갔고, 그 사이에 도살자는 그 개들을 죽이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내 잘못이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활동가는 불법적으로라도 케이지를 부수고 개들을 구출하자고 했지만, 나는 지자체 담당관을 불러 합법적으로 구조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나의 판단 오류로 개 3마리가 죽었다. 이 사건은 두고두고 나한테 상처가 됐다.

-- 그 지자체 담당관은 왜 도망갔나.

▲ 나중에 들었는데, 자기에게는 감당이 안 되는 일이어서 그랬다고 한다.

-- 동물보호 활동을 하면서 보람이 있었던 일은.

▲ 동물들의 생명을 하나하나 구하고, 그 동물들이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우리의 활동으로 사람이 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뿌듯하다. 카라가 협업 단체와 함께 어떤 불법 개 도살장을 급습한 적이 있었다. 도살 직전에 있는 개들을 구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안에 있었던 도살장 주인 부부를 설득했고, 결국은 그곳에 있던 개들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받을 수 있었다. 그 부부 중 남편은 주로 도살하고, 부인은 그걸 납품하는 일을 해왔다.

-- 그 부부는 왜 도살 일을 하게 됐나.

▲ 남편은 원래 용접일을 했던 사람이다. 나이가 들면서 용접 일감이 잘 들어오지 않자 도살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부인은 먹고살려고 이 일을 했는데, 너무 싫었다고 훗날 우리에게 토로했다. 그분들은 당시에는 무척 당황했지만, 빨리 마음을 접고 도살일을 중단하게 돼서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

연합뉴스

누구일까,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길고양이들을 위해 먹이를 놓고는 날씨를 감안해 우산까지 펼쳐놓은 모습. [카라 제공]


-- 정부가 추진하는 반려동물 이력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그건 경매장을 중심으로 한 이력 관리다. 우리는 경매장을 인정할 수 없다. 경매장은 아기 동물을 공산품처럼 유통하는 다단계 구조의 한 과정이며, 이런 구조는 번식장의 동물 학대를 은폐하기 때문이다. 경매장이 있는 상태에서 이력 관리를 하는 것은 번식장, 경매장, 펫숍의 동물학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근원적으로 경매장을 없애야 한다. 그래서 브리더가, 어미와 함께 있는 아기 동물을 직접 판매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펫숍에서는 아기 동물이 어미와 분리된 상태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는 반(反)생명적이다. 브리더는 허가된 소규모 생산업자로, 법과 규정을 지키는 양심적인 사람을 말한다.

-- 강아지 공장이 보유하는 개는 어느 정도인가.

▲ 1천500마리의 개들을 보유하고 있는 곳도 있다. 강아지 공장에 700∼800마리 정도가 있으면, 그곳은 지옥이 된다. 업자들은 어미 개의 고통은 감안하지 않고 기계식으로 새끼를 빼낸다. 1년에 두 번씩 새끼를 낳도록 하기도 한다. 현행법은 10개월에 한 번만 출산하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업자들은 이를 지키지 않는다.

연합뉴스

폐업한 개 농장의 모습
[카라 제공]


-- 루시법이 제정되면 무엇이 바뀌나.

▲ 루시법은 영국 강아지 공장에서 구조된 어미 개의 이름에서 나왔다. 이 법은 불법적인 강아지 공장, 경매장, 펫숍을 없애자는 것이다. 펫숍에 전시되는 강아지들은 태어난 지 1개월을 갓 넘긴 어린 아기들이다. 이런 강아지들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는지, 엄마 개와 아빠 개는 누구이고 건강한지, 생산자의 윤리 의식은 어느 정도 인지를 구입자들은 알 수 없다. 시민들은 펫숍의 유리창 쇼윈도에 전시된 예쁘고 작은 유행 품종 강아지를 구입할 뿐,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한다. 루시법이 제정되면 시민들은 양심적 브리더에게 직접 가서 반려동물을 구입하게 되므로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 루시법이 제정되면 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하는 반려동물도 줄어드나.

▲ 현재 연간 13만마리의 반려동물이 유기된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 안락사되거나 폐사된다. 발발이, 진돗개 등 토종 개들은 거의 99%가 죽는데, 입양이 안 되기 때문이다. 루시법이 제정되면 무분별한 반려동물 생산이 줄어들고, 버려지는 동물은 감소한다. 펫숍에서 반려동물을 살 수 없으니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하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다. 독일에는 길고양이도 없고, 안락사도 없다고 한다. 반려동물이 귀하다 보니 유기하는 경우가 드물고, 구조된 동물은 모두 입양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화천 산천어축제장의 모습
[연합뉴스 사진]


-- 화천 산천어 축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기이한 행사다. 화천군 축제의 산천어는 토착 어류가 아니다. 화천에는 산천어가 서식하지 않는다. 다른 지역에서 양식한 뒤에 화천으로 운송해서 축제가 열리는 하천에 풀어놓은 어류들이다. 이들 산천어는 인공적인 좁은 공간에서 자라는데, 그 자체가 고통이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사람들에게 잡히는 과정에서 큰 공포를 느낀다.

-- 축제를 위해 산천어를 일부러 굶긴다고 하던데.

▲ 사람들이 와서 낚시할 때 산천어들이 쉽게 미끼를 물도록 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고 한다.

-- 축제 프로그램 중에는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대회도 있다고 하던데.

▲ 과거 원시인들은 수렵 활동을 했다. 이런 낭만을 경험해보라는 취지인 듯한데, 야생 경험이 없는 고기를 맨손으로 잡고, 환호하는 장면은 기이하다. 그렇게 잡은 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요리해 먹는 것도 기이하기는 마찬가지다. 해외의 트로피 사냥은 동물을 도망가지 못하게 가둬 놓고 총으로 쏴서 죽이는 것이다. 산천어 축제는 이와 다를 게 없다.

연합뉴스

2024년 1월 화천산천어축제 인파
[연합뉴스 사진]


-- 산천어 축제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인간의 내면에는 수렵·채취로 살았던 시절에 형성된 잔인성이 있다. 이걸 충족하기 위해 이런 행사에 사람들이 오는 것으로 보인다. 잔인한 영화를 보고, 격투기를 관람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는 생존을 위해 하는 사냥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다. 생명을 죽이는 재미로 사냥한다면 나는 반대한다.

-- 이런 행사에 자식을 데려오는 부모도 있는데.

▲ 이런 잔인한 축제가 교육적일 리 없다. 산천어 축제가 배 타고 바다에 나가 어류를 잡는 어부들의 행위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부는 즐기기 위해 어류를 잡지 않고, 불필요하게 고통을 주지 않는다.

-- 산천어 축제를 금지하자는 것인가,

▲ 산천어 축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만둬야 한다. 화천군은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 지역경제가 타격을 입지 않도록 순차적으로 그 규모를 줄여나가야 한다.

연합뉴스

"동물실험 당하는 우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시나요"
2023년 4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물실험 중단을 촉구하는 동물단체들 [연합뉴스 사진]


-- 의과대학의 동물 실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동물실험은 동물의 신체 구조와 신경 전달물질이 사람과 같다는 전제에서 진행된다. 동물들이 사람처럼 고통을 느낀다는 것인데, 그런 동물들을 대상으로 잔인한 실험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 동물실험은 어느 정도 잔인한가.

▲ 인간의 행위 중에 동물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영역이 동물 실험이다. 소, 돼지 등 가축의 도살에는 기준이 있다. 동물실험에는 그런 것이 없다. 동물들에게 질병을 만들어놓고는 고통이 오는지, 그것을 어떻게 견뎌내는지 테스트한다. 동물에게 일부러 암세포를 주입하고는 항암제를 투입해 어떤 반응이 있는지 본다. 동물을 해부해 암종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체크한다. 진통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마취 없이 생체 실험을 하는 경우도 많다. 실험실에서 동물들은 울고, 비명을 지른다. 지옥이 따로 없다.

연합뉴스

제인 구달 박사
[김영사 제공]



-- 동물실험은 아주 다양하게 진행된다고 하던데.

▲ 돼지 심장을 떼어내 원숭이에게 이식하면 그 원숭이가 얼마 만에 죽는지 실험하는 연구기관도 있다. 동물의 눈을 적출한 다음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하기도 한다. 개를 유리 벽 안에 가둬놓고는 발바닥에 전기자극을 가하는 것을 반복하기도 한다. 일정 시간 후에 유리 벽을 제거한 뒤에도 개가 나가려 하는지 보는 실험이라고 한다. 학습된 무기력을 실험한다는 것인데, 그걸 꼭 그런 실험을 해야 알 수 있는지 묻고 싶다.

-- 한국에서 동물실험은 많이 진행되는 편인가.

▲ 동물실험은 생명 존중이 낮은 나라에서 많이 진행된다. 한국과 중국이 그런 나라다. 우리나라는 동물실험의 천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의과대학 등에서 동물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이 많이 진행되지만 정확한 규모나 내용은 알지 못한다.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상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그 위원들이 실험 자체를 제대로 점검하기 어렵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없으면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제인 구달 박사가 한국에 와서 울었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 침팬지 연구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한국에 왔다가 눈물지으며 돌아간 적이 있다. 실험용 원숭이를 공급하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영장류자원지원센터 앞에서였다. 그 이전에 원숭이 한 마리가 그 센터에서 탈출한 일이 있었다. 시민들은 그 원숭이를 해방해달라고 탄원했는데, 센터 측은 결국 잡아가고 말았다. 실험 대상이 됐을 것이다. 당시 그 원숭이는 7∼8m나 되는 담장을 넘어 탈출했다. 얼마나 살고 싶었으면 그 높은 담장을 넘어 달아났겠는가. 그 원숭이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직도 가슴 아프다.

--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런 동물실험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 동물에게 효과가 있는 약품이 사람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동물실험은 다른 방식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본다. 인간 세포를 배양해 만든 장기 칩을 통해 의약품을 테스트하는 것이 그런 방법의 하나다.

연합뉴스

"우리 아기 너무 귀엽지 않나요?"
새끼 오랑우탄을 안고 있는 어미 오랑우탄. [연합뉴스 사진]


-- 동물 복제도 문제가 있다고 보나.

▲ 그 과정 전체가 동물 학대다. 정상적인 동물에서 난자를 채취하고, 수정란으로 만들어 자궁에 이식하고, 제왕절개를 통해 새끼를 빼낸다. 복제견 1마리를 생산하기 위해 수백마리의 개가 희생된다.

-- 동물 복제 수요가 있기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 아닌가.

▲ 자기가 기르던 반려견이 죽자 너무 그리운 나머지 외모가 똑같은 개를 얻기 위해 복제를 의뢰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반려견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 유전자나 외모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그 개와 같이 지내면서 상호작용을 하고, 그 개와의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복제견은 이런 경험이 전혀 없다. 그런 복제견을 얻기 위해 다른 개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이기적인 행위다.

-- 동물 복제는 규제해야 하나,

▲ 기준을 만들어 규제하는 것보다는 아예 금지해야 한다고 본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진경 대표
[이다빈 촬영]


-- 동물에 대한 성(性) 학대는 많이 일어나는가,

▲ 수간을 처벌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나라들이 있다. 수간이 이미 사회문제가 됐다는 의미다. 독일에서는 수간이 헌법 재판소까지 올라갔다. 어떤 사람들이 수간은 자신의 자유로운 권리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 누구한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동물도 이 행위를 좋아한다. 수간을 금지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그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수간은 동물이 선택한 것도 아니고, 개인의 성적 취향보다는 동물 복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물 성 학대는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있었던 일이지만 쉬쉬해왔다. 이제는 동물권 차원에서 이런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 동물에 대한 성 학대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 외국에서는 동물 성 학대가 산업화되기도 했었다. 외국에서 수간뿐 아니라 오랑우탄이나 개를 묶어 놓고 성매매를 시키는 일도 실제로 있었다. 오랑우탄은 모성이 매우 강하다. 아기를 어미로부터 빼앗는 유일한 방법은 어미를 죽이는 것 외에는 없다고 할 정도다. 사람들은 새끼 오랑우탄을 빼앗아 와서는 애완동물로 키우기도 하고, 심지어 매춘에 이용하기도 했다.

-- 한국에서도 동물에 대한 성 학대가 많은가.

▲ 많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심각한 부분이 있다. 동물 성 학대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기도 한다. 나는 사람들의 성적 취향에 대해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런 행위가 해당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지 동물의 입장에서, 동물 복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합뉴스

"반려동물 경매장 폐쇄하라"
동물보호단체들이 2023년 8월 대전 유성구의 한 반려동물 경매장 앞에서 경매장 폐쇄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른쪽이 전진경 대표. [연합뉴스 사진]



-- 고양이를 오피스텔에서 집어 던져 죽인 20대 남자가 작년 말에 불기소된 적이 있는데.

▲ 한국에서는 동물 학대에 대한 형량이 낮다. 더 큰 문제는 동물을 학대한 사람에 대한 동물 소유권 박탈이 안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소유권 박탈은 개인 권리에 대한 침해다. 이미 벌어진 행위에 대해 처벌해야지, 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처벌하느냐"고 한다. 그럼, 성폭행 범죄자에게 전자 발찌를 착용시키는 것은 미래의 가능성을 감안한 것인데, 부당한 것인가?.

-- 앞으로의 계획은.

▲ 개 식용 종식법 제정은 동물보호 운동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기념비적 사건이다. 앞으로 우리는 루시법 제정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루시법이 제정되면 동물보호 운동이 또 한차례 도약할 것이다.

--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동물단체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서명운동, 캠페인 공유, 봉사 활동 등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동물보호 운동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세상이 좀 더 인도적이고, 생명을 존중하는 쪽으로 발전하는 것을 볼 것이다. 동시에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취재지원 이다빈 인턴기자)

keunyou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