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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이통사 담합 조사에 방통위는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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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 추진에 악영향 전망

법적안정성·수범자 신뢰 하락 우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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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판매장려금 담함 의혹 조사에 대해 통신 업계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기존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자체가 이용자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자 간 경쟁 자체를 제한하는 취지인데, 이를 담함으로 몰고가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라는 것이다. 또 공정위의 조사가 정부의 단통법 폐지 추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 22일 단통법 시행령 제3조(지원금의 부당한 차별적 지급 유형 및 기준)에 대한 예외 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개정안에는 이통사가 예외적으로 지원금을 차별 지급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통신 서비스의 공공재적 성격을 고려해 그동안 사업자 수, 요금제 수준, 시장 점유율 등을 지속 관리해 왔다. 사업자들이 자유로운 경쟁을 하고 싶어도 정부 정책에 따라 경쟁이 불가피하게 제한되는 측면이 있었던 셈이다.

정부는 단통법을 통해 판매장려금을 최대 30만 원으로 제한해 왔는데, 공정위는 이를 담합으로 문제삼고 있다. 향후 단통법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지원금 차별이 가능해진 후에도 이동통신 시장의 특성상 지원금이 일정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은데, 공정위가 이를 담합으로 보고 조사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방통위의 이번 시행령 개정은 단통법으로 인해 이통사 간 판매장려금 경쟁이 제한된 것을 해소해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목적이며, 향후 전면 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소비자 부담 해소를 위한 방통위의 정책 개선 노력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이통사의 적극적 참여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가 단통법 집행에 따른 결과를 담합으로 보고 계속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령 개정과 향후 폐지 추진을 통해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의 물꼬를 텄는데, 공정위가 다시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효과가 크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방통위 입장에서도 단통법을 준수해 온 이통사들을 공정위가 담함으로 조사하는 것에 대해 당황스러운 눈치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통법은 이용자를 차별하는 보조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정됐고, 공정거래법에 대한 특별법으로서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법을 집행해 온 만큼, 과거 단통법 집행에 대해 다시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것은 법적안정성을 침해하고, 수범자와 이용자들의 신뢰 측면에서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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