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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인 미디어] '파묘' 풍수는 과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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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파묘


'파묘'는 신통하다고 인정받는 젊은 무속인 화림(김고은)이 미국에 사는 부유한 한국인 가족 의뢰를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주를 받은 듯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걸 해결해달라는 것이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인 걸 알게 된 화림은 전국의 명당이라면 안 가본 데가 없는 오랜 경력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그의 파트너인 장의사 영근(유해진)을 찾아간다. 풍수사는 전통적인 풍수지리에 따라 묫자리를 포함한 땅의 좋고 나쁨을 판별하는 사람이다. 지관(地官)이라고도 한다.

의뢰인 조상의 묘를 옮기는 걸 같이 하자는 화림의 제안을 상덕과 영근이 받아들이고, 화림의 제자이자 동료인 봉길(이도현)까지 넷이 파묘에 나서면서 무서운 일들이 벌어진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파묘'는 개봉 10일째인 2일 기준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파묘'가 관객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소재의 힘이 꼽힌다.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묫자리, 이장, 풍수지리, 무속신앙 등이 이야기의 주요 소재다. 풍수지리와 무속신앙과 같은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풍수(風水)는 땅과 공간의 해석과 활용에 대한 동아시아의 고유 사상이다. 풍수에는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 자연관이 잘 나타나 있으며 실제로 조경과 건축 등에 영향을 미쳤던 사상이다. '풍수'는 '바람을 막고 물을 얻는다'는 뜻인 장풍 득수를 줄인 말이다. 생명을 불어 넣는 지기(地氣:땅 기운)를 살피는 것이다. 자연에서 태어난 사람은 바람과 물로 생명을 이루고 있다. 풍수라는 한자어의 뜻을 풀이하면 자연(풍수)이 땅(지)의 모든 기운을 다스림(리)이 된다.

풍수는 바람과 물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여 그것을 지리적인 조건에 맞춰 해석한다. 산세(山勢), 지세(地勢), 수세(水勢) 즉 산의 모양과 기, 땅의 모양과 기, 물의 흐름과 기 등을 판단한다. 이것을 인간의 길흉화복에 연결시켜 이에 의해 생활하는 인간의 본질을 나타내는 것이 풍수다.

풍수 사상은 중국 전국 시대 말기 이전부터 시작됐다. 한국에는 삼국 시대 이전에 전래되었다고 여겨진다. 일반적으로는 주로 묘지 풍수나 주택 풍수, 명당과 같은 터 잡기로 생각하기도 한다. 1990년대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최창조 교수(지리학)가 '자생풍수'(自生風水)라는 이름으로 학문적 접근을 모색하면서 장례문화를 비롯 생태계에 의한 환경과 건축같은 학문적인 방법 등에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 과학의 입장에서 풍수는 미개한 토속신앙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판단하고 있다. 가장 비근한 예를 들면 풍수에 좌향등을 정하는 데 사용하는 패철에는 내반 중반 외반의 삼반이 존재한다. 그 중 외반은 물의 방향으로 측정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외반의 방향은 지구 자전 운동에 따른 각가속에 의한 관성을 보정하기 위하여 서쪽으로 7.5도 편서되게 방향을 보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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