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태우·미국 린다 스펙트…2026년 적용 12차 SMA 협상 조기 착수
한국 협상대표 "합리적 수준 분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
질문에 답하는 이태우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대표 |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김동현 특파원 = 한미 정부가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 대표를 임명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차기 SMA 협상 조기 착수가 공식화됐으며, 머지않아 첫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5일 방위비분담 협상대표로 이태우 전 주시드니총영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태우 대표는 북핵외교기획단장, 북미국 심의관, 주미국대사관 참사관 등을 역임한 직업 외교관이다. 외교부는 "한미동맹의 다양한 분야에 걸친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제11차 SMA 협상 때는 이례적으로 경제관료 출신인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한국 협상대표를 맡았지만 이번엔 다시 직업 외교관이 이끌게 됐다.
협상대표단은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등 소속 관계자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중요한 축인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있어 합리적 수준의 방위비 분담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이끌 이태우 신임 대표 |
미국 국무부도 같은 날 정치군사국의 린다 스펙트 안보협상·협정 선임보좌관이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국무부·국방부 등이 포함된 미측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스펙트 선임보좌관은 미 전략사령관의 외교정책 보좌관 등을 지내고 튀르키예 아다나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근무했으며 경제제재 담당 부서에서 고위직을 지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은 한국이 시설과 부지를 무상으로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SMA를 통해 한미는 1991년부터 인건비, 군수지원 및 군사건설 비용 등 일부 비용을 한국이 부담토록 해 왔으며 주기적으로 분담금 규모를 정하기 위한 협상을 해 왔다.
지난 2021년에 2020∼2025년 6년간 적용되는 11차 SMA가 타결됐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한국에 분담금 인상을 거세게 압박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미 대선 등에 상관없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상하자는 한미간의 공감대가 이뤄져서 오늘 협상대표를 발표하게 됐다"며 "다른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과거의 사례를 보면 방위비 협상이 상당히 장기간이 소요된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정부는 미국의 인상 요구에 어느 정도 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국방예산 증가율과 연동하는 데 동의했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협상에서 그 틀을 유지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서로간 협상 지향점이나 입장을 경청하고 의견을 교환하게 되면서 구체적 방향을 정해나갈 것"이라며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협상을 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양측은 조만간 첫 회의를 열기 위한 일정 조율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는 "양측 대표단은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생산적인 협의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도 "방위비 분담금 집행 부처로서 협상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luekey@yna.co.kr,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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