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보단 '진흥'을 강조해야"
"정부 지원시 공급만이 아닌 수요도 고려해야"
"메타버스 활용하면 정부 사업비 대폭 절감 가능"
정부가 민간과 함께하는 메타버스(가상공간) 산업 전담조직(TF)을 꾸리겠다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이 제정돼 국내 메타버스 산업의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 속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메타버스 융합 활성화와 글로벌 시장 선도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 강서구의 이노시뮬레이션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선 과기정통부 제2차관을 비롯해 메타버스 관련 기업 인사와 학계·법조계·유관기관 인사 18명이 함께했다.
송도영 법무법인 비트 변호사는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의 주요 내용과 메타버스 산업의 새로운 규율을 정립하기 위한 테스크포스(TF)의 구성과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작업반(TF)에는 메타버스 관련 산·학·연·관 전문가가 참여하며, 효율적 논의를 위해 하위법령 분과, 자율규제 분과, 임시기준 분과 등 3개 분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TF팀은 하위법령 분과장은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율규제 분과장은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임시기준 분과장은 현대원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장이 맡았다. 현 대학원장은 "저에게 일을 맡기는 이유는 앞으로의 구상을 공격적으로 크게 그려달라는 뜻"이라며 "임시 기준을 통해 많은 성공 케이스가 나올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후 자유토론 시간은 메타버스 기업 종사자들이 메타버스 신산업 규율체계와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방향, 애로사항 등을 강 차관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 차관은 "법 개정을 통해 자율규제라는 체계가 잡혔으니 이제 산업 발전의 속도를 내야 한다"며 "정부 측면에선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 있어서 '모범국가'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것이 모범인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조언을 듣고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양맹석 SK텔레콤 부사장은 정부가 규제 측면보단 진흥 측면을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부사장은 "현재 메타버스 산업은 엔데믹 전환 후 상대적으로 대중 관심이 낮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태이지만 AI와 디바이스 발전 등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충반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진흥법 개정을 통해 '가상융합사업자'라는 개념이 생긴 것이 메타버스 산업에 큰 도움이 될 거란 의견이 나왔다.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는 "지난 24년 동안 가상융합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법체계 상 사업 유형을 정의할 수 없었다"면서 "이번 법 개정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산업의 공급 측면만이 아니라 수요 측면도 고려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배우인 타임교육 C&P 상무는 "건전하고 좋은 소비를 촉진하는 것도 산업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연구·개발(R&D)지원을 할 때 높은 기술력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교육 분야는 소비자가 기술력보단 콘텐츠에 집중한다"며 "콘텐츠 개발 사업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사업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정부나 보건복지부의 커뮤니티 사업 비용의 80%가 인건비"라며 "메타버스가 잘 정착하면 지역 의료계 문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아주경제=박상현 기자 gsh776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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