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200번 이상 접종한 60대 독일 남성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이 남성이 왜 코로나 백신을 상습적으로 접종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간 어떠한 부작용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코로나19 백신.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독일 에를랑겐 뉘른베르크대 연구진이 29개월에 걸쳐 총 217번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62세 남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전날 의학 저널 '랜싯'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출신의 이 남성은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코로나19 백신을 200번 이상 맞았다. 하지만 별다른 부작용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이 남성은 개인적으로 백신을 구입해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그가 코로나19 백신을 수백 차례 접종할 수 있었던 방법이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연구진은 신문 기사를 통해 남성의 사례를 접했다. 연구진이 그에게 연락해 대학에서 각종 검사를 받아보도록 제안하자, 이 남성 역시 검사에 관심 있게 응해 혈액과 타액 샘플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를랑겐 뉘른베르크대 미생물학 연구소의 킬리언 쇼버 박사는 "이번 사례는 과다 백신이 인간 면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남성이 제공한 혈액과 타액 표본과 함께 최근 몇 년간 보관돼 있던 그의 냉동 혈액 표본을 검사했다. 그가 연구 중 또다시 백신을 맞았을 때도 추가로 혈액 검사를 했다.

연구진은 "남성이 제공한 샘플로 면역 체계가 백신 접종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과도한 백신은 면역 체계를 자극해 특정 세포를 피로하게 할 수 있는데, 이 남성에게서는 그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이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진은 "후천 면역을 끌어올리기 위해 과도하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남성은 하나의 개별 사례일 뿐이며, 광범위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 웹사이트에 실린 인터뷰에서도 "현재 연구에 따르면 취약층을 위한 정기적인 추가 백신과 결합한 3회 접종이 여전히 선호되는 접근방식"이라며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연구와 별개로 독일 경찰의 수사망에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이미 백신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맞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뒤 또 접종한 정황을 파악하고 사기 혐의로 기소를 추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BBC는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 남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 완료 카드’를 판매해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이토록 많은 백신을 맞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