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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인미디어] 업로드, 디지털 천국에서 생각해야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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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영화 업로드 포스터


2033년. 프로그래머인 네이선이 탑승한 자율주행자동차가 소프트웨어(SW) 오류가 발생해 트럭을 들이 받는다. 사고로 사경을 헤매던 네이선이 응급실로 실려가자 두갈래 길이 나타난다. 의료진은 왼쪽의 수술실, 오른쪽의 업로드를 선택할 것인지 물어본다. 여자친구 잉그리드의 권유로 업로드를 선택한 네이선이 업로드실에 들어가자 작은 점을 보라는 지시와 함께 얼굴이 분해되고 여자친구와 가족들은 놀라서 바라본다. 네이선의 의식은 SW로 코딩돼 디지털 사후세계 '레이크 뷰'에 입장한다. 사후세계 관리인 노라를 만나 아바타를 만들고 생활 수칙을 안내 받으며, 본격적인 디지털사후세계 생활을 시작한다. 노라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관리인이다. 자신을 '천사'라고 불러 달라고 한다.

레이크뷰는 디지털천국을 내세운다. 네이선은 호텔 같은 곳에서 생활하고, 천국과 같이 꾸며진 숲속에서 산책도 한다. 하지만 SW와 AI로 환경이 구현되다보니 버그를 피할 수 없다. SW로 헤어스타일을 구현하다 보니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붙여도 곧바로 다시 삐쭉 살아난다. 호텔 웨이터는 가끔 SW 오류로 지지직 거리며 갑자기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레이크뷰는 자본주의 천국이기도 하다. 산책로 나뭇잎에는 회사 로고가 옅게 찍혀 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한 잔하려 해도 가격표가 나타난다. 아침식사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정해진 시간이 지나자 한번에 사라진다. 영상통과로 현실세계의 여자친구 잉그리드와 연결해 결제 비밀번호를 물어보지만, 잉그리드는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 네이선은 가상세계 속에서 생활하며 노라와 유대감을 형성해 간다. 노라는 네이선이 죽은 게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고 의심하며 진실을 파헤쳐 간다.

아마존프라임의 시즌제 드라마 레이크뷰는 가상 SW와 AI로 구현된 메타버스 디지털천국을 그린다. 가상세계지만, 현실 자본주의와 연결돼 있다는 설정도 흥미를 배가하는 요소다. 죽은 인간의 의식을 SW 세상에 업로드하는 것은 영원히 존재하고 싶은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블 '윈터솔져' 세계관에도 하이드라의 아르님 졸라 박사 의식을 SW로 구현한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은 영화에서나 나올법 한 이야기다.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인간의 의식을 SW로 남기는 것보다 인간과 유사한 의식을 지닌 인공일반지능(AGI) 등 형태로 새로운 의식을 창출하는 것은 보다 가까운 일일 것이다. 오픈AI는 GPT-5를 개발 중이며, 이미 낮은 단계의 AGI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세계적인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업로드에는 AI·메타버스가 불러올 자본주의 중심의 세계관이 묘사된다. 모든 게 돈으로 운영되고, 오류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AI·메타머스 세계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오류가 적은 기술 만큼이나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구현하는 것은 인류가 반드시 염두에 두고 고려해야할 요소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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