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할 수 있는 보냉백인 쿠팡 프레시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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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안전하게’가 중요했던 상품 배송·포장 시장에 ‘친환경’이 새로운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비용과 수고를 감당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환경 당국의 규제도 나날이 까다로워지면서다.
환경부는 다음 달 30일부터 개정된 ‘일회용 수송 포장 규칙’을 시행한다. 택배 포장 시 제품을 제외한 여유 공간이 전체의 50% 이하여야 하고, 포장 횟수도 1회여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과도한 포장을 막아 택배 쓰레기 발생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계도 기간이 끝나는 2년 뒤부터는 이 기준 위반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런 규제 강화 흐름에 유통업계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포장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포장재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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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프레시백 사용률 70%
‘다회용 포장’에 적극적인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2020년부터 재사용 가능한 보냉 가방인 ‘프레시백’을 도입해 박스 포장을 줄였다. 현재 신선식품 배송 10건 중 7건은 프레시백을 통해 이뤄지는데, 대파 한 단, 두부 한 모, 양파 한 망 등 여러 종류의 신선 식품을 주문하면 프레시백 1개에 한꺼번에 담겨 배송된다. 쿠팡에 따르면 이렇게 대체한 스티로폼 상자만 하루 약 31만 개. 여의도 6.5배 면적의 땅에 연간 9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다. 쿠팡은 이용자에게서 프레시백을 회수해 세척한 뒤 재사용하고 있다. 쿠팡 측은 “이 방식이 정착되고 나니 스티로폼·상자 구입 비용이 줄어 원가도 절감된다”며 “프레시백 사용률을 80%까지 올리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신선식품 무료 손질·포장 서비스인 ‘프레시테이블’에서 일회용품 제공을 중단했다. 수박·멜론 등 손질이 필요한 과일을 먹기 좋게 소분해주는 서비스인데 이용자는 음식을 담아갈 용기를 직접 가져오거나, 매장에서 다회용기를 구매해야 한다. 7kg 수박 한 통을 소분 포장할 경우 용기 구매비 4000원을 내야하니, 용기 지참을 독려하는 효과가 있다. 이전까지 이 서비스에는 연간 22만여개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가 쓰였다. 현대백화점 측은 “용기 무료 제공을 중단해 연간 6.2톤(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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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채운 아이스팩, 테이프 없는 상자
신세계백화점이 포장에 활용하는 테이프리스 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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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업의 노력을 요구하는 최근 흐름에 따라, 기업들은 친환경 포장 제품을 직접 개발해왔다. 쿠팡은 지난 2019년 분리수거가 어려운 젤 타입의 보냉재를 100% 물로만 구성된 아이스팩으로 전환했다. 아이스팩 포장재도 꾸준히 개선 중이다. 생분해성 필름이 코팅된 종이로 바꿨다가 여러 번 써도 찢어지지 않는 재질로 발전시켰다. 쿠팡은 이를 통해 연간 144t에 달하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쓱닷컴의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인 ‘신백선물관’에 접착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테이프 리스 박스’ 포장을 도입했다. 이 상자는 셀로판 테이프를 쓰지 않아도 입구를 닫을 수 있다. 상자를 순서대로 접어 조립한 뒤 상자 윗면에 난 홈에 날개를 끼워 닫는 방식이다. 테이프를 뜯어낼 필요가 없어 상자 재활용에 좋고, 분리수거도 편리한 장점이 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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