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회장 2심 재판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 요청…재판부 기각
14일, 금융당국 DLF 소송 상고 기한일
[하나금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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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홍승희 기자]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받은 중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소송 중이던 함영주 하나금융그룹회장이 위헌 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함 회장의 중징계 이유가 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가 지나치게 모호하다는게 위헌 심판 요청의 취지였다. 금융사 수장들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이유로 책임을 묻는 금융당국에 대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사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DLF 사태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 회장에게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문책경고 처분을 내렸다. 함 회장과 하나은행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금융당국의, 2심 재판부는 하나은행측의 손을 들어줬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9-3행정부(조찬영·김무신·김승주 고법판사)는 지난 4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장경훈 전 하나카드 사장이 신청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기각했다. 대법원 상고 제기 기간은 이날까지로, 금융당국은 상고를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헌법률심판이란 진행 중인 재판에 적용될 법률이 위헌 소지가 있는지 살펴보는 제도다. 재판부가 소송당사자의 요청을 심리한 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헌법재판소에 넘긴다(제청).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결론 내릴 경우 해당 법률은 효력을 잃는다.
하나은행측은 지난달 28일 재판부에 금융지배사구조법 35조 제1항, 제2항과 별표 25호의 위헌 여부를 심판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금융회사의 임원이 내부통제기준과 관련된 의무를 이해하지 않았을 경우 해임 요구, 직무 정지 등 징계를 내릴 수 있게 한 부분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 “신청인들은 법률조항이 명확성 원칙 및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며 “입법 취지, 연혁, 관련 법령의 체계 등에 비추어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적었다. 하나은행측이 내부통제기준 관련 의무 위반을 근거로 한 임원 징계의 범위나 내용이 지나치게 모호해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위헌법률심판과 별개로 1심을 뒤집고 하나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위원회가 함 회장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며 제시한 처분사유 10개 중 2개만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10개 중 7개가 인정된다며 징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와 준수 의무는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임직원들의 내부통제기준 준수 위반에 따라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관리의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임원들에 대한 직접적 제재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제재 규정이 있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으로 바꾸어 인정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실무자들의 준수 의무 위반을 임원들의 마련 의무 위반으로 확대해 징계 내릴 수 없다는 의미다.
한편 금융당국은 2심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하되, 여전히 함 회장에 내린 문책경고 조치 사유는 타당했다는 입장이다. 금융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기준 마련 위반 근거가 된 일부 사유들이 2심 판결대로 ‘준수 의무’에 해당할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투자자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했고 CEO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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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2심 판단이 문헌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법의 취지를 놓고 본다면 결과적으로 감독당국의 지적사항이 맞았다는 게 당국의 생각”이라며 “왜 시행령 별표에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열거했겠느냐 (만들고 지키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2심 재판부에 대해 법무부의 법률지휘를 받아 기한 마지막날인 이날 상고 절차를 끝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소송법에 따라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은 상고에 있어 법무부 지휘를 받아야 하는데, 금감원은 앞서 법무부에 상고 의견서를 제출했다. 1심 판결 때 종합적으로 인정받았던 문책경고의 조치 사유들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주장할 방침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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