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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밈 대통령 ‘햄깅이 주인’ 직접 만났다 [쿠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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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깅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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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판으로 그린 건지 왼손으로 그린 건지 알 수 없는 화풍, “My life is free…인생이 무료하다”는 고장난 번역기 말투도 구사한다. “잘 있어라 세상아”를 외치고 선풍기를 틀고 자는 일명 ‘한국인만 알 수 있는 유머’를 풀어내는 트위터(현재 X) 중독자, 인터넷 좀 한다는 사람들, 밈에 미쳐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햄깅’이구먼.

“이렇게 유명해질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햄깅이를 그리는 ‘햄깅이 주인’(이름과 나이는 비공개)은 햄깅이 첫 시작은 친구들과 그림을 공유하는 트위터 계정이었다고 말한다. 당시 친구들끼리만 편하게 쓰는 계정인지라 필터 없이 과감하고 엽기적인 짤을 그렸다고.

유명세를 얻기 시작한 계기도 예기치 못했다. 그는 “햄깅이처럼 저도 트위터 중독자거든요. 트위터에 새로운 짤을 만들고 싶어 햄깅이를 그렸는데, 갑자기 ‘님 이상한 말만 하고 재미있어요 친구해요’라는 짤이 알티(공유)가 많이 되면서 유명해졌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만 해도 본인 캐릭터로 짤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신선하고 새로운 재미를 준 짤 계정이 인기를 얻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햄깅이 세계관에는 총 5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중 메인 캐릭터인 ‘햄깅’이는 트위터 중독자이자 인터넷 중독자인 만큼 밈(Meme, 인터넷 유행어) 박사다. 현재 중성화를 거친 상태고 성별은 정해두지 않았다고 한다.

강아지인 ‘햄둥’이는 햄깅이와 사이버친구에서 실친(실제친구)으로 발전한 사이다. 햄깅이를 한심하게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햄깅이를 늘 지지해준다. 햄깅이의 실친 ‘토낑이’는 햄깅 세계관 중 가장 긍정적인 캐릭터다. 냥깅과 뽀깅은 아주 가끔 등장하는 친구들이라 성격을 밝히지 않았다는 게 햄깅이 주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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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깅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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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가 햄깅이 짤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유행하는 밈을 재미있게 패러디 하고 있기 때문이다. 햄깅이는 회사 가기 싫은 직장인의 마음, 학교 가기 싫은 학생들의 마음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지난 2022년 유행한 미니스톱 사장님과 알바생 대화를 트위터 친구들과 대화로, 쿠키뉴스 유행어이기도 한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를 중간고사에 꺾인 마음으로 변형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가장 핫한 밈 중 하나인 한국어와 영어 혼합체 ‘I am 신뢰예요’ 등이 대표적이다.

기발하고 센스있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햄깅이 주인에게 트위터는 취미이고 일상이자 영감을 얻는 원천이다. 그는 “주로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지만 뭘 그릴까 고민될 때는 X(옛 트위터)에 들어가 사이버 친구들의 재밌는 트윗을 본다”며 “트위터에서 짤을 줍고 새로운 밈을 배워 햄깅이 그림을 그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햄깅이 주인 “지인들에게 비밀, 가족들에겐 공개당해”

최근 중화권에서도 햄깅이 인기가 심상치 않다. 중국어로 번역된 햄깅이 짤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흔히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샤오홍슈(중국판 인스타그램)에서는 햄깅이 굿즈도 판매되고 있다.

햄깅이 주인은 “햄깅이의 주 활동지가 아이돌 팬들이 많은 트위터다 보니 K-POP을 좋아하는 중국팬들이 알게된 거 같다”며 “지난달 열린 팝업스토어에 중국인들이 많이 왔는데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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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깅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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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깅이가 한국을 너머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주변 지인들은 햄깅이 주인을 알고 있을까 궁금했다. 햄깅이 주인은 “주변에는 최대한 숨기려고 하지만 가족들은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에게는 공개한 게 아니라 공개 당했다”며 일화를 밝혔다.

그는 “몇 년 전 생일날 가족들이 케이크를 만들어줬는데 빨간 망사 팬티를 입고 채찍을 든 햄깅이 케이크였다”며 “그 케이크를 본 순간 제가 킴 카다시안 집안에서 자라난 기분이었다. 가족들 모두 햄깅이를 응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햄깅이 주인은 각종 뉴미디어를 꿰뚫고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답게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에서 햄깅이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각각의 뉴미디어 특성에 맞게 자신의 다양한 자아를 보여주는 2030세대 특성에 맞게 채널을 활용하고 있었다.

2030세대는 자신의 행복을 기록하고 싶은 순간은 인스타그램을 켜고, 트위터에는 거칠고 과격할지라도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쓴다. 햄깅이도 이에 맞춰 각각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햄깅이 주인은 “멋지고 귀여운 모습은 인스타그램에, 트위터에는 실제 속마음을 가감 없이 말하고 있다”며 “햄깅이 본 모습은 트위터에 가깝고, 유튜브에는 저의 일상을 조금씩 섞어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햄깅이는 향후 사이버 세상 밈 대통령에서 오프라인으로 세력을 확장하고자 한다. 햄깅이 주인은 지난달 열린 첫 팝업스토어에서 온라인으로 소통하던 팬들을 실제로 만나니 신기하고 감사했다고 회고했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앞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출시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처음으로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아 앞으로 더 격동적인 햄깅이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수련하고 있다”며 “향후 새로운 팝업스토어, 포토부스, 사인회 등 오프라인 행사를 더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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