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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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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나서면 고용 감소·성장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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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글로벌 사례분석
주주환원 효과는 불투명


매일경제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부터)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경협 출범 표지석 제막식에 참석해 제막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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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가 개입하면 해당 기업의 고용이 줄고 성장세마저 위축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적극적인 경영 참여로 기업의 실적·체질을 개선한다는 행동주의펀드가 단기 차익에 몰두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미국 10대 행동주의펀드의 개입 성공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기업의 고용 감소 및 성장 둔화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2018~2019년 행동주의펀드가 경영에 개입했던 전 세계 67개 기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개입 기업의 고용인원은 2019년 평균 5만3977명에서 개입 직후인 2020년 4만8609명으로 9.9% 줄었다. 2021년에도 4만5930명을 기록해 고용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대로 S&P 500 소속의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글로벌 기업은 같은 기간 고용인원이 지속 증가했다.

행동주의펀드의 영향을 받은 기업은 성장·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2019년과 개입 직후인 2020년을 비교할 때 매출은 10.5%, 설비투자는 15.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개입 시기인 2018년 전년대비 26.7%로 늘었지만, 개입을 마친 2020년에는 지난해보다 43.4% 급감했다.

S&P500 기업과 비교 시 행동주의펀드 개입 기업은 2020년 코로나19 당시 감소폭이 더 컸고, 2021년 이후 회복 국면에서의 반등폭은 작았다.

아울러 행동주의펀드 개입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효과는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자기주식 규모는 2019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개입을 마친 2020년 전년 대비 3.5% 줄기도 했다. 직접적인 배당금 규모는 2020년까지 늘었으나 2021년, 2022년에는 각각 전년 대비 0.1%, 12.5% 감소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행동주의펀드의 경영 개입이 고용을 위축시키고 기업 재무안정성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고 확인됐다”며 “행동주의펀드 단기차익을 거둘 목적으로 무리한 배당 확대를 요구하거나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기업성장에 위협이 되는 만큼, 보완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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