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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장년 3명중 1명 비정규직, OECD 중 가장 높아… 고용불안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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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60대이후 근속연수 3년 미만

연공 아닌 성과 따라 임금 책정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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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속연수에 따라 연봉이 올라가는 ‘연공서열형’ 임금 구조가 한국 중장년층의 고용 불안을 높이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내놓은 보고서 ‘중장년층 고용 불안정성 극복을 위한 노동시장 기능 회복 방안’에 따르면 한국은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보다 중장년층 임금근로자의 고용 불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근로자의 연령별 중위 근속연수는 남녀 모두 40대 5∼7년, 50대 8∼10년, 60대 10∼14년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한국 남성은 50대에 8∼10년으로 정점을 찍은 뒤 60대부터는 3년 미만으로 급감한다. 여성은 30대부터 50대까지 3∼4년을 유지하다 60대 이후 2년 미만으로 줄어든다. 근속연수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 얼마나 일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미국은 나이가 많을수록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한 직원이 많지만 한국은 중년 이후 직장을 자주 옮긴다는 의미다.

한국은 중장년층 비정규직 비중도 높았다. 한국의 경우 55∼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고용(기간제, 파견직 등) 근로자 비중은 34.4%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OECD 평균(8.6%)보다는 4배나 높다. 한요셉 KDI 노동시장연구팀장은 “중장년층 고용 불안정성 증가는 세계적으로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현상”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연공서열형 임금구조가 기업의 중장년 채용 수요를 전반적으로 낮춘다고 지적했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가파르게 늘기 때문에 사용자인 기업 측에선 중장년층에게 조기 퇴직을 유도하고, 이들 연령층을 새로 고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팀장은 “미국은 해고가 자유롭지만 연공서열이 아닌 생산성 평가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생산적인 고용관계로 검증되면 사용자 측에서 이를 장기간 유지하고자 한다”며 “한국도 임금의 연공성을 완화하고 직무와 성과에 따른 임금 책정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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