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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청이 왜 이리 좋은겨"…대전 동구를 달리는 '경제통' 윤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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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대전 동구②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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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대전 동구 한 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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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식을 깔끔하게 잘 하시는구만, 봉사 많이 다니세요?"

"하여튼 우리는 2번이야. 파이팅하세요!"

오는 4월 총선에서 대전 동구에 출마하는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대전 동구 산내주공아파트에 위치한 복지관에서 배식 봉사를 하는 도중 한 80대 여성이 이같이 말했다. 총선을 20일 가까이 앞두고 윤 후보는 지난 21일 오전 대전 동구 곳곳을 돌며 봉사활동을 하는 등 본인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윤 후보가 들른 장소만 5곳이 넘었다.

윤 후보가 이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하는 버스였다. 윤 후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육영수 여사를 뵙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며 "기를 확 빨아들여서 우리 동구에 털어놓으면 끝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시민들은 "아이고 우리는 2번이야 2번" "이번에는 꼭 돼야 하는데"라며 호응했다. 윤 후보 특유의 굵고 낮은 베이스톤 목소리를 듣고 "목청이 왜 이리 좋냐"는 반응도 나왔다.

버스 인사를 마친 윤 후보는 인근의 한 노래교실로 향했다. 윤 후보가 노래교실에 도착하자 한 70대 여성이 박수를 치며 "어서 들어오라"고 맞았다. 윤 후보는 노래교실 수강생들에 "저도 좀 껴주십시오"라고 인사했다. 처음에는 다소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수강생들은 "노래하고 간다고?"하며 윤 후보를 반겼다. 아직 공식 선거운동기간 전이라 마이크를 사용하지 못해 윤 후보가 노래를 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이 노래를 하는 것을 들으며 박수를 크게 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노래교실을 떠나며 "전통가요를 몇개 배웠어야 하는데 대학가요제 쪽으로만 준비가 돼 있어가지고"하며 멋쩍게 웃음을 지었다. 그는 "몇번 노래를 (생목소리로) 하기도 했는데, 사람 마음을 얻는다는 게 참 어렵습니다"라며 "마음이 가야 표가 가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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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대전 동구에 위치한 한 노래교실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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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윤 후보는 대전 동부 모범운전자회 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했다. 70여명이 모인 회의 맨 뒷자리에 참석해 모범택시 운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몇몇 운전자와는 셀카를 찍기도 했다. 한 60대 남성은 "파이팅하라"고 응원했다.

윤 후보는 산내주공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복지관에서 배식 봉사를 하며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해당 복지관에서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도시락 배달을 합쳐 약 250명의 노인 등에게 점심을 제공한다. 복지관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은 약 100명이다. 윤 후보는 배식봉사를 하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힘을 좀 실어주세요"라고 인사했다. 한 지지자는 "2번 화이팅"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는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는 30~40대 여성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윤 후보는 "명함을 나눠드릴 때 안 받는 분이 10명이라고 하면 그중 거의 9명은 30~40대 여성"이라며 "우리 당이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한 부분도 있고, 맘카페 등 영향도 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싫어하지만은 마세요'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더 노력해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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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대전 동부 모범운전자회 회의에 참석해 한 참여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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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대전 동서부의 경제 격차, 일자리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동서격차가 교육, 문화 등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근본적인 문제를 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한 학부모께서 다른 구의 학생들이 내신 잘 받으려고 동구에 위치한 고등학교로 오는 학생들이 있다고 한탄한 적이 있었다"며 "동구의 경제를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를 위해 지난 19일 설립승인을 받은 대전형 공공벤처캐피탈(VC) 대전투자금융(대전 투자청)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오는 2027년까지 투자청과 대전은행을 도심융합특구에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도심융합특구는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경제특구다. 또 윤 후보는 대전역세권 도심융합특구와 메가충청스퀘어 공간에 민간·공공기관을 유치하고 핀테크와 디지털금융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도심융합특구 입주 기업과 창업 기업 등에 세제혜택을 주는 지방세법 등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양질의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동구를 교육발전특구로 지정하도록 교육청 등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연간 최대 60억원의 교육 관련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자율형공립고 2.0'인 천동고를 대전 동구에 신설하고 일반고인 가오고를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동구 교육지원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윤 후보는 서울대 물리학과·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석사 학위,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이다. 대전중앙초등학교와 대전중학교,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윤 후보는 2005년부터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부임해 재무관리 분야를 가르쳤다. 지난 2012년에는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경제 전문가다.

윤 후보는 "지금 대전은 여당의 프리미엄을 누릴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며 "천동고 설립, 대청호 규제완화, 철도 지하화, 충청 통합메가시티 등 사업 승인부터 국비 확보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의원이 원팀이 돼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지난 4년간 대전 국비는 증가한 데 반해 동구가 받은 국비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44억원씩 줄었다"며 "제가 당협위원장을 맡은 1년간 동구 국비를 569억원 증액시켰다. 동구 발전을 견인할 민·관의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실력과 네트워크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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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는/그래픽=최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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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는?

대전 동구는 대전역과 대전복합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지역을 품고 있다. 북부에는 대청호, 남부는 금산군에 접해 있어 남북으로 긴 모습의 지역구다. 지난 15대 국회(1996~2000년) 까지는 갑·을로 나뉘어 있었으나 2000년 16대 총선부터 합구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대전·세종·충남북 의석 28석 중 순서상 가장 먼저 호명돼 '충청 정치 1번지'로도 불린다.

대전역 등이 위치한 원도심 지역이고 대전 서부지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민 연령대가 높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라 알려졌다. 다만 가오지구 등 신도심을 중심으로 한 표심 변화로 섣불리 승패를 예단할 수 없는 분위기다. 실제 2000년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17대(2000년) 자유민주연합, 18대(2004년) 열린우리당, 19대(2008년) 자유선진당, 20대(2012년)·21대(2016년) 새누리당, 22대(2020년) 민주당이 당선되는 등 여야가 공수교대를 하듯 당선된 지역이다.

현재 대전 동구 현역 의원은 장철민 민주당 의원으로 2020년 총선에서 이장우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를 3.45%포인트(p)차의 박빙 승부를 벌였다. 2년 전에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박희조 국민의힘 동구청장이 황인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19%p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비례대표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을 단수공천했다.

대전=안재용 기자 poong@mt.co.kr 대전=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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