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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경 금통위원 "금리 인하, 집값 자극 않도록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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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퇴임 앞둔 서영경 한은 금통위원 간담회

"금리 정상화 과정 한국-주요국 차별화 가능성"

뉴스1

서영경 한은 금통위원이 26일 한은 별관에서 '팬데믹 위기는 무엇을 남겼는가? :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있다.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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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금통)위원은 26일 "앞으로 금리가 인하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때 집값이나 가계부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등의 보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이날 한은 별관에서 '팬데믹 위기는 무엇을 남겼는가? :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서 위원은 오는 4월20일 임기 종료까지 약 한 달을 남겨둔 상태다.

서 위원은 "앞으로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완화할 때 금융 안정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과거 경험에 비추어 금리가 하락할수록 금융 안정에 대한 영향이 커질 수 있으므로 경제 주체의 미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지 않게 소통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거시 건전성 정책, 예를 들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DSR 예외 대상 축소, 스트레스 완충 자본 부과 등을 보완적으로 활용해 대출 수요 증가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는 실질금리가 양(+)으로 긴축 국면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정상화가 금융 불균형을 초래하는 정도는 당장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체적으로 서 위원은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해 들어 마이너스(-)이고, 주택 가격 변동률도 다소 높아졌지만, 3월 들어서는 안정된 것으로 보여 집값 상승 기대 심리가 아주 높거나 낮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집값 자극 우려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분명히 (집값 자극)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양방향을 잘 보면서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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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경 금통위원 발표 자료 갈무리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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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선진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서 위원은 "(외환 당국은) 자유 변동 환율 제도 이행 이후 경제 펀더멘털에 따른 환율 변화는 용인하되 가격 변동성에는 대응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면서 "앞으로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는 각국의 경제 여건이 차별화될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도 다소 차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환율의 신축적 변동을 통한 대외충격 흡수(shock absorber) 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외환시장 구조 선진화, 외환 수급 안정 등 미시적 정책을 병행해 대외 부문의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금리 정책이 대내 정책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은의 대차대조표(B/S) 정책 확장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B/S 정책은 중앙은행이 직접 시중 금융자산을 매입 또는 매각하는 정책을 가리킨다.

서 위원은 "우리도 B/S 정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전통적으로 신흥국에서는 선진국과 달리 기준금리가 제로 하한(ZLB)에 도달하지 않았기에 B/S 정책 활용도가 크지 않았으나 이번 위기 과정에서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은의 RP 매입 등 B/S 정책에 대해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거나 준재정 활동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재정이 담당할 정책 금융적 기능을 줄이고 무차별적 금리 정책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경우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서 위원은 "예컨대 금융중개 지원 대출이 중소기업에 대해 1년간 시행될 예정인데 이는 고금리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효과가 크다"며 "기준금리를 부문별로 차별할 수 없지만 비교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실효금리는 평균 금리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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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영경 금통위원 간담회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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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금리 결정 때에는 "금리 정책의 파급 시차 축소를 감안해야 한다"고도 권했다.

서 위원은 "국내 소비가 지난해 이후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는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그동안 고령화 등 구조 변화로 인해 금리 정책의 파급 경로가 약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나 최근 내수의 금리 민감도가 과거보다 커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통화정책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정책 방향 안내) 등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서 위원은 "지난 1년 반 동안 (한은이) 정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 것은 경제 주체와 시장의 기대 관리에 도움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정책금리 전망의 시계, 제시 방식 등과 관련해 정량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그간 3개월 이후의 금통위원 금리 전망을 공개해 온 포워드 가이던스를 6개월 시계로 확장하는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시장의 기대 관리와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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