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흥동 전진상의원 원장
1975년 무료 진료소로 문을 연 이후 49년 동안 저소득층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전진상의원’ 배현정 원장. 금천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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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판자촌 ‘무료 진료소’ 첫발
개원 이후 꾸준히 방문·야간 진료
1998년부터 가정 호스피스도 시작
“후배들 양성하며 자리 지켜야죠”
서울 금천구 시흥동 다가구 주택 골목길 한편엔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로 지은 한 의원이 있다. 1975년 무료 진료소로 문을 열어 긴 세월 동안 지역 저소득층 환자들의 병원으로 자리를 지켜온 전진상의원·복지관(이하 전진상의원)이다.
금천구는 당시 판자촌이었던 시흥동에 자리 잡은 전진상 가정복지센터가 올해 10월 49주년을 맞이한다고 26일 밝혔다.
병원과 약국, 복지관을 통합한 ‘전진상 가정복지센터’로 시작할 때부터 1976년 9월 의료기관 인가 후 지금까지 찾아오는 누구나 무료로 치료하는 파란 눈의 의사 배현정 원장이 있는 곳이다.
벨기에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배(마리 헬렌 브라쇠르) 원장은 1972년 국제가톨릭형제회(AFI) 봉사단을 통해 한국에 왔다.
금천구에 따르면 배 원장은 “당시 여기 주민들 대부분이 보건 의료 혜택을 못 받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 3명이 팀을 구성하면서 활동하기 시작했다”며 시흥동에 온 이유를 밝혔다.
전진상의원은 의원, 복지관, 약국,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지역아동센터 5개 독립된 기관으로 이루어진 의료사회복지기관이다. 이름인 ‘전·진·상’은 ‘온전한 자아 봉헌(全), 참다운 사랑(眞), 끊임없는 기쁨(常)’이라는 의미다. 국제가톨릭형제회의 기본정신이기도 하다.
배 원장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같이 갈 사람이 없는 사람 등 누구든지 병원에 올 수 있도록 월요일과 수요일은 저녁에 진료를 하고 있다.
개원 후 지금까지 방문 진료를 비롯해 야간진료까지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환자는 의사를 만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앞으로도 방문 진료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외부에서 봉사하는 의사들의 지원을 받아 진료를 했으나 상주 의사가 필요해지면서 배 원장이 1985년 한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해 의사가 됐다. 1988년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또 그는 국내에 ‘호스피스’라는 개념이 없던 1998년부터 암 환자를 위한 가정 호스피스를 시작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란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을 앓는 환자와 그 가족이 고통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도와 편안히 지내게 돌보는 활동이다.
전진상의원은 2008년 10개 병상을 갖춘 입원실을 개설해 전문 완화의료센터로 인정받았다.
배 원장은 “환자들은 가족들과 서로 사랑을 나누고, 화해하고 용서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편안하게 가신다. 이를 통해 우리도 삶의 소중함을 배워가게 된다”며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봉사하고 싶다. 특히 호스피스 분야를 알리고 의료진, 사회사업가, 봉사자 등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다. 후배들과 함께 끝까지 유쾌하게 일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진상의원의 이 같은 활동은 금천구 소식지 ‘금천향기’ 4월호에 실렸다. 무료 진료 활동에 대한 후원 방법은 의원 누리집(http://jeonjinsang.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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