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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해외직구로 구매하던 멜라토닌 영양제, 국내 시장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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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건기식으로 취급되어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처방전 없이는 구매가 불가능하다. 이에 불면증 등으로 멜라토닌을 복용하려는 이들 사이에서는 불법 해외직구도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최근 식물 성분에서 추출한 식물성 멜라토닌이 개발되면서 국내에도 드디어 멜라토닌 시장이 열렸다. 화학적으로 합성한 멜라토닌의 경우 여전히 의약품으로 취급되지만, 식물 원료를 기반으로 만든 식물성 멜라토닌은 처방전 없이 온라인 등에서 일반식품 형태로 구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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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토닌은 뇌의 작은 솔방울 모양의 기관인 송과선(송과체)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해가 지면 망막을 통해 뇌로 신호가 전달되어 분비되기 시작하고 새벽 2~3시에 가장 많이 분비돼 수면을 유도한다. 이러한 멜라토닌은 졸음을 유발하는 역할 외에 잠을 자는 동안 신체 전반을 치유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어 ‘자연에서 가장 다재 다능한 호르몬’으로 불리고 있다.

송과선에서 분비된 멜라토닌은 1차로 뇌척수액을 통해 뇌로, 2차로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는데, 친유성과 친수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 체내 모든 장기와 세포의 벽을 통과해 몸 전체에 빠르게 분포된다. 이렇게 전신으로 퍼진 멜라토닌은 500개의 유전자를 제어하고 암, 치매, 혈압, 당뇨 등의 대사질환부터 심장, 혈관, 간, 폐, 피부 등 대부분의 신체 기관을 회복 및 재생시키는 치유의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멜라토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분비량이 급격히 줄어들게 되며 10세 전후로 멜라토닌 농도가 가장 높고 그 후로 10년마다 10~15%씩 감소해 50대 이후에는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멜라토닌의 분비가 왕성한 젊은 시기에는 수면 중 멜라토닌의 항암, 항산화, 면역력 기능을 통해 대사질환부터 암, 치매 등의 질환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면 수면 중 치유기능의 저하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되고 상처 등의 회복 능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선 멜라토닌 분비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성인 기준 적정 수면시간인 8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수면시간이 8시간 이하이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면 식물성 멜라토닌 건강식품을 통해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건강매체 웹엠디는 “멜라토닌은 나이가 들수록 적게 생성되지만 다행히 보충제 형태로 멜라토닌을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멜라토닌 보충제는 수면 장애를 치료하고 건강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솔루션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대학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루 3~9mg의 멜라토닌을 경구 복용시킨 결과, 섭취 전과 비교해 알츠하이머 치매 평가 척도가 25% 개선됐다고 발표했는데, 인지장애 외에 우울 증상, 수면의 질도 유의미하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편, 멜라토닌은 섭취 후 수면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이것은 멜라토닌이 뇌를 셧다운 시키는 수면제가 아니라 저녁이라는 것을 인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기 때문으로, 당장 효과가 없어도 최소 1~4주간, 잠자기 2시간 전, 매일 똑같은 시간에 섭취해야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수면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더라도 수면시간이 8시간 이하거나 수면주기가 일정하지 않는 교대근무자들이라면 항상 멜라토닌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꾸준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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