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발표회장 된 주총
현대차그룹이 2026년까지 국내에서 8만 명을 채용하고 68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27일 공개했다. 사진은 기아 광명 EVO 플랜트를 둘러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둘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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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까지 국내에서 8만 명을 채용하고 6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27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확대·경쟁력 강화, 고령 인력 재고용 등을 통해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부품산업에서 추가 11만8000명 고용으로 이어질 것을 고려하면 전체 고용 효과는 19만8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용은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중심차(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한다. 전체 채용 규모의 55%인 4만4000명이 전동화, SDV, 탄소중립 실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 등 신사업 분야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2026년까지 3년 동안 국내에 68조원을 투자한다.
LG그룹은 이날 지주사인 ㈜LG 주총에서 2028년까지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 글로벌 투자의 65% 수준이다.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배터리·자동차부품·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성장 분야와 LG의 주력 분야에 각각 50조원씩 투자한다. 전체 투자에서 연구개발(R&D) 비중이 55%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현 정부가 들어선 2022년 내놓은 대규모 투자 계획의 연장선”이라며 “주주 마음을 끌기 위해 투자 기간이나 규모에 변화를 줘서 주총에서 깜짝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기업들은 올해 주주총회를 전후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향후 주가에 미칠 영향이 큰 투자 계획 발표는 주주들의 주요 관심거리다. 상장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해소를 위한 주주들의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요구에도 부응하며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주주들의 눈치를 보며 보수 한도를 낮추거나, 주주들과 대화를 위해 사장단이 총출동하기도 한다. 정부가 기업들에 주주 이익을 높이라고 압박하면서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진 영향이다.
이날 주총을 연 SK는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 22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LG는 180억원에서 170억원으로 줄였다. 26일 주총을 연 셀트리온은 지난해 90억원이었던 이사 보수 한도를 20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주주 연대가 “다른 대기업들은 보수 한도를 낮추는 분위기인데 (올리겠다는 셀트리온에) 실망”이라고 질책하자 서진석 대표가 “120억원만 쓰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주주와 소통’ 노력도 강화됐다. 26일 LG전자 주총에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 4명이 단상에 올라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주총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대표이사)을 비롯해 경계현 사장(DS 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 13명이 단상에 올라 주주 질문에 답했다. 반면 25일 LG에너지솔루션 주총에선 경영진의 불참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현장을 찾은 주주들을 위한 제품 체험 공간도 등장했다. LG전자·삼성전자 등은 주총 장소 앞에 자사 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만들었다. LG전자는 AI 가사도우미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등을 전시하고 직원들이 기능을 소개했다. 28일 주총을 여는 롯데지주도 주주들에게 신사업을 소개하는 전시관을 조성한다.
최현주·강기헌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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