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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이러다 개헌·탄핵 저지선 뚫릴라"…한동훈, '국회 이전' 카드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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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인천=뉴스1) 구윤성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하문화의거리를 찾아 윤상현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후보(왼쪽), 심재돈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후보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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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를 세종특별자치시로 완전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4·10 총선(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4월5~6일)를 불과 열흘 앞두고 '개헌·탄핵 저지선'(100석) 수성조차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가라앉은 당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내놓은 '회심의 카드'다. 공약의 실행을 담보할 수 있는 집권여당 수장의 약속인 만큼 전체 총선 판세를 가를 서울 수도권과 충청권, 중도층의 민심이 여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를지 주목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분절된 국회가 아닌 완전한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해서 세종시를 정치의 행정수도로 완성하고 기존 국회 공간을 문화, 금융 중심으로 바꿔서 동료 시민께 돌려드릴 것을 약속한다"고도 했다.

현재 국회의사당 주변 서여의도는 41m(여의대로)·51m(여의도공원)의 고도 제한이 적용돼 개발이 어려운 상태다. 국회 이전은 세종 지역의 숙원 사업이다. 한 위원장의 국회 이전 공약은 서울과 캐스팅보터인 충청권 모두의 표심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장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여의도동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지역구인 영등포구 갑의 관할구역이다. 재개발, 재건축 이슈가 첨예한 곳인 만큼 국회 완전 이전 공약은 김 부의장의 선거 전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회 이전이 '천도(수도 이전)'로 연결돼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서울 수도권 전체 민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당장 서울 동작을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한 위원장의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과 관련해 '신중론'을 들고나왔다. 나 위원장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세종시 국회 시대를 바라는 유권자 민심도 있고, 여의도를 보다 유익하게 활용하자는 의견도 존중한다"며 "토론으로 대안을 찾는 게 정치"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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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를 세종특별자치시로 완전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4·10 총선(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4월5~6일)를 불과 열흘 앞두고 '개헌·탄핵 저지선'(100석) 수성조차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가라앉은 당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내놓은 '회심의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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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경우 민주당세가 강한 곳인 만큼 국회 이전 공약이 어느 정도 파괴력을 보일지 여전히 미지수다.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은 2020년 21대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의 선거 공약이었던 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신중론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7월 김태년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를 '통째로 세종시로 이전'하자고 주장해 국회 세종시 이전론에 불을 댕긴바 있다.

반면 같은 해 11월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국회가 옮겨 가는 국회 이전은 위헌 문제가 제거되고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반대입장을 보였다. 애초에 세종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의 산물이었다는 점도 보수정당계인 국민의힘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의 정책 실행력을 강조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이 공약이 총선 때마다 나왔는데 실천되지 않았다는 질문에 "결국 약속하는 사람을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저희는 반드시 할 거다. 지금까지 저희가 약속 지키지 않은 게 있나"라고 했다.

한 위원장 입장에선 총선을 앞두고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밀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고,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지지율이 조국혁신당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총선 패배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개헌 및 대통령 탄핵 저지선이라 할 수 있은 '100석' 사수도 위험하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처럼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국회 세종시 이전과 같은 거대 담론을 띄우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이슈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범야권이 바라는 목표 수치가 200석 아닐까. 개헌까지도 가능하고 탄핵까지도 가능한 수치"라며 "총선에 관해서 많은 후보가 위기감을 가지고 있고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 위원장의 공약 발표에 세종·충청지역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반색했다.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갑 후보는 "집권 여당이 주도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반색했다. 이준배 국민의힘 세종을 후보도 "세종이 명실공히 정치행정의 수도로서 '세종 중심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진석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민의힘 후보도 "국토의 중심인 세종으로 국회의사당이 완전히 이전하게 되면 명실공히 충청이 정치 행정의 중심이 되는 것"이라며 "국회 이전은 수도 이전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수도 이전의 완성으로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축을 남쪽에 하나 더 강력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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