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이슈 시위와 파업

서울 시내버스 파업에 출근길 시민 불편 커..."출근 위해 30분 걸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송현도 방보경 신수용 조준경 기자 = 서울 평창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장서연(32)씨는 집을 나서기 10분 전에야 서울시내버스 총파업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급해졌다.

인근에 지하철역이 없는 평창동 주민들에게 시내버스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은 4.7km나 떨어진 홍제역. 종로구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는 재난문자를 받았지만 배차 간격이 30분이라 빠르게 포기했다.

자차를 운행하기엔 주차비가 걱정됐던 장씨는 결국 아버지와 함께 출근했다. 아버지가 자신의 차를 집으로 가져가야 했기 때문이다. 정신없는 출근길을 겪은 장씨는 "벌써부터 퇴근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서울 시내버스가 파업한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 버스 환승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4.03.28 leemario@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 서울시버스노동조합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노사 막판 협상이 불발되면서 이날 오전 4시부터 서울 시내버스의 97.6%가 운행을 멈췄다.

이 때문에 파업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오전 8시20분 서울시 서초구 내방역 3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엔 40명의 시민들이 모여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박모씨(41)는 "40분쯤 기다렸다"며 "아침에 뉴스를 못보고 나왔다. 이미 회사에 늦은것 같아 큰일이다"고 말했다.

회사원 오모씨(34) 역시 "1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더 이상 못기다리겠어서 택시를 불렀는데 겨우 잡았다. 한참 안 잡혔다"고 했다.

버스 정류장에 마을버스 한 대가 오자 기다리던 인파는 우르르 몰려가 버스에 탑승하며 북새통을 이뤘다.

집과 직장 모두 지하철 역과 거리가 있어 시내버스를 타야만 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특히 컸다. 이날 오전 8시50분 5호선 신정역 앞에는 고동색 관광버스가 도착했다. 양천구가 버스 파업에 대비해 투입한 무료 셔틀버스다.

셔틀버스에 만난 50대 여성은 종착지인 목동역에서 내리며 "여기서 내려도 한참 걸어가야 한다. 등촌역까지 버스가 없어 목동역에서 내렸다"며 "집에서도 30분 걸어나왔다. 집과 직장이 모두 지하철을 타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 미치겠다"고 토로했다.

뉴스핌

서울 시내버스가 파업한 28일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 앞 택시정류장에 긴 줄이 늘어섰다.[사진=송현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럿이서 모여 택시를 부르는 풍경도 연출됐다. 이날 오전 9시45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24)는 "회사 동료들과 모여 택시를 타고 출근하기 위해 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출근 시간이 10시까지인데 이미 많이 늦었다"고 했다.

서울시가 배차간격을 늘려서인지 지하철 출근길 혼잡도는 상대적으로 덜했다. 서울시는 파업에 대비해 지하철을 총 202호 증회했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우이신설경전철 등 교통 운영기관과도 협력체계를 사전에 구축했다.

6량 열차라 평상시에도 늘 붐비는 9호선도 혼잡도는 평소와 같았다. 출근시간 당산역 9호선에서 만난 최모씨(33)는 "평소에는 버스를 타는데 파업 소식을 듣고 지하철을 타러 왔다"며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형광색 안전조끼를 입고 승객들 승하차를 돕고 있던 한 안전요원은 "평소보다 사람이 20~30% 정도 더 는 것 같다"며 "끊어야 하는 횟수가 더 늘어났다"고 전했다.

서울시버스노조는 임금 인상률을 두고 사측과 부딪혔다. 노사 임금협상이 불발되며 서울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건 지난 2012년 부분 파업 이후 12년 만이다. 노사 측은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yknoh@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