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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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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닻 올린 카카오 정신아號… 주가 부양·AI 역량 확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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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정신아호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출범했다. 앞으로 카카오를 이끌 정 신임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조직 안정화, 주가 부양, 인공지능(AI) 기술 역량 확보 등 해결할 과제가 산적했다.

카카오는 28일 오전 제주 카카오 스페이스닷원 본사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신아 신임 대표를 공식 선임했다.

정 대표는 1975년생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이후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았다. 올해 초부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함께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으며 실질적인 대표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해 12월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1000명 이상의 임직원과 대면 미팅을 진행하는 등 카카오의 쇄신 방향성 설정 및 세부 실행 방안 수립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이날 주총장에는 정 대표를 포함해 이사진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노조 등 회사 관계자와 취재진을 제외하고, 일반 주주도 거의 참석하지 않아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됐다. 주총장 자리는 약 200석 규모였지만 참석자는 수십여명에 불과했다. 카카오는 소액주주만 200만명에 달하지만 일반 주주들이 제주도 본사까지 이동해 참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총에서는 ▲정 대표 선임을 포함한 이사 선임의 건 ▲재무제표 승인 건 ▲정관 일부 변경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 ▲이사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등 총 8개 의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는 “카카오 대표이사로서 1년 7개월 간의 여정을 마치게 됐다”면서 “정신아 차기 대표가 직원들과 활발히 소통하면서 미래지향적 혁신도 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정신아 카카오 대표./카카오 제공




이날 주총에서는 노조 소속 주주들을 중심으로 질문이 나왔다. 한 주주가 “카카오 이사회가 모든 안건에 100% 찬성표 던지는데 이사회와 사외이사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작년부터 이사회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사님들께 적절한 의견을 듣는 방향으로 이사회를 운영해 왔다”며 “이사회의 의견이 카카오 경영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사외이사도 경영이나 회사 전반에 대해 균형과 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강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의 주가 부양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현재 카카오 주가는 5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21년 고점 17만원대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 주주는 “카카오 주가는 언제 12만원을 회복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홍 전 대표는 “지난 2년 전부터 주가 하락은 글로벌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등이 영향을 미쳤고, 대외적인 리스크도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으로서 항상 주가는 인기 지표가 아니라 체중계라는 말을 생각하고 경영하고 있는데, 사업 성과를 끊임없이 상승시켜 나간다면 언젠가는 주가도 받쳐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날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AI 역량 확보 중요성을 강조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생성형 AI의 뼈대가 되는 차세대 초거대언어모델(LLM) ‘코GPT 2.0′ 공개를 예고했으나, 계속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 대표는 “지금 트렌드의 큰 변화가 AI로 (카카오가) 잘 준비해야 한다”며 “AI 시대로 전환을 잘하면 투자하신 주주분들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내외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AI 기술 및 서비스를 집중 강화하기 위해 전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을 꾸린다. 해당 조직 산하에는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을 만들어, 빠른 실행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는 목표다.

제주=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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