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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KDDX, HD현대중공업 솜방망이 처벌로 국제 신뢰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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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행정지도 처분, “솜방망이 처벌”

해외 방산 장비 수출 시 신뢰도 하락 우려

“방사청, 명확하게 위반 사항 책임 따져야”

쿠키뉴스

지난해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한화오션이 선보인 KDDX 기본 모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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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8000억원의 사업비가 걸린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 구도가 치열하다. 이를 두고 특정 조선업체의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경쟁 입찰 체제로 가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양강구도를 유지하는 경쟁 입찰 방향으로 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의계약은 전쟁 상황, 함정을 빠르게 구축해야 하는 상황 등 특수 상황을 제외하면 거의 진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범진 전 해군 대령, 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안보전략 겸임교수는 KDDX 사업이 경쟁입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밀이 유출된 사안인 만큼 행정처분보다 강도 높은 처분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사업 입찰 경쟁에서 0.003점 차이로도 건조 사업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면서도 “방사청이 오는 2025년 11월까지의 군함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에 보안 감점 1.8점을 주는 징계를 내린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HD현대중공업은 기술력을 갖춰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수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부정행위로 인해 신뢰 문제가 커졌다”며 “부정행위로 해외에 방산 장비 수출 시 신뢰도가 하락할 중대 사안이다. 방사청이 명확하게 위반 사항에 대한 책임을 따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가 안보를 위해 기존처럼 경쟁 구도가 적절하다”며 “전시체제로 전환할 수 있어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경쟁력을 높이고 유휴인력을 줄이기 위해 ‘공존과 협업’이 가능한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 해군 고위 임원이었던 한 방산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잠수함을 건조하는 업체들이 정해져 한 척씩 만들고 관리해 공존과 협업이 가능하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장벽을 쌓고 입찰을 따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성화, 전문화, 계열화 차원에서 단절된 국내 방산 업계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몇 년 전 큰 배를 만든 경험이 없는 업체가 사업을 따내기 위해 500~1000억원을 깎아 저가 수주로 사업을 가져가면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적도 있다”며 “기술 경쟁이 아닌 가격 경쟁으로 치닫자 지난해 1월부터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업체에 한해 입찰 참여 시 적격 판정이 나오도록 규정됐다”고 덧붙였다. 공정성에만 치우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면서 “협업과 공존이 가능하도록 전문화, 계열화 구조가 만들어지면 현재 문제가 되는 유휴인력도 줄어들 것”이라며 “국내 경쟁을 심화시키기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은 방산물자 지정을 신청했다. 이에 방사청은 지난14일 방산물자 지정 요건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21일에는 방사청이 사업관리분과위원회를 열어 HD현대중공업이 신청한 KDDX 방산물자 지정 안건을 심의했다. 이번 주 중 결과가 HD현대중공업에 통보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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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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