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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제조일자 '내일'로 찍힌 빵…中 누리꾼 "타임머신 타고 미래서 왔나"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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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서 나눠준 빵에 제조일자 허위 기재

학교 "업체와 계약 해지…책임 묻겠다"

중국의 한 초등학교가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준 빵의 제조 일자가 엉터리로 기재된 사실이 알려져 대대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인민망 등 현지 매체는 이 사건이 26일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학교는 이날 봄 소풍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간식으로 빵을 나눠줬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빵의 제조 일자는 소풍 다음 날인 27일로 기재돼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자녀가 먹지 않고 집으로 가져온 빵을 확인한 한 학부모가 발견했다. 이 학부모는 인터넷에 빵 영상을 올려 폭로해 사건은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아시아경제

제조일자가 빵을 공급받은 '다음날'로 찍힌 중국 업체의 빵[이미지출처=중국 바이두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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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놀란 학교 측은 빵의 제조 일자에 문제가 있음을 뒤늦게 파악해 급식업체에 연락해 문제가 된 빵을 조속히 회수했다. 또 이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한편 업체에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식품 안전은 모든 어린이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중국 누리꾼 또한 이 빵을 두고 ''미래에서 온 빵', 조기 생산(早産) 빵',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빵' 등 조롱 섞인 표현으로 제조 일자를 허위로 기재한 업체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다만 이 사건의 원인이 단순히 제조 일자를 잘못 표기한 실수인지, 아니면 겨우 사흘밖에 안 되는 빵의 짧은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한 고의적인 조작 때문인지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식품 생산 과정의 허술한 태도와 관리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업계의 자정 노력과 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한 유제품 제조 회사는 유통기한을 조직적으로 조작하다 공익 제보자인 내부 직원의 폭로로 덜미가 잡힌 일도 있었다. 항저우시에 있는 이 공장은 유통기한 만료 전 판매처로부터 반품받은 제품의 생산 일자를 면봉에 화학 물질을 묻혀 지운 다음 조작하는 수법을 썼으며, 이외에도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품들을 3~7일 동안 모아 두었다가 다시 포장을 뜯어 새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현지 매체들은 "이 업체에서 여과 중인 음료의 일부에 곰팡이가 피고 변질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3년 전에도 생산 일자를 조작하다 적발돼 우리 돈으로 벌금 2000만원을 내고도 같은 일을 계속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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