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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한미약품 분쟁서 ‘형제’가 ‘모녀’를 이겼다…OCI와 통합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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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미약품그룹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에서 이긴 임종윤(왼쪽 둘째)·종훈(왼쪽 셋째) 형제. 이들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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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씨아이(OCI)그룹과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촉발된 한미약품그룹(이하 한미약품)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로 끝이 났다. 오씨아이그룹은 통합 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28일 경기 화성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주 제안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반면, 이번 통합작업을 추진한 한미약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쪽이 제안한 6명 후보의 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로써 두 형제 쪽은 9명으로 구성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과반인 5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앞서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약품 현재 경영진이자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누이인 임주현 부회장이 추진한 오씨아이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새 이사회를 꾸리는 안건을 주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이날 최대 6개 자리를 두고 모두 11명의 양쪽 후보가 표 대결을 벌였고, 형제 쪽이 이긴 것이다.



경영권을 두고 ‘장·차남 대 모녀’로 갈라진 총수일가의 다툼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애초 이번 싸움은 모녀 쪽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한미사이언스의 모녀 지분(21.86%)이 형제 지분(20.47%)을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2일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이자 경영권 분쟁의 ‘키맨’으로 꼽히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쪽에 서면서 무게 추는 형제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상황은 지난 26일 또다시 달라졌다. 지분 7.66%를 가진 국민연금이 모녀를 지지하고 나서면서다. 이에 따라 모녀 쪽은 우호지분 확보 경쟁에서 형제에 2.1% 포인트 앞서게 됐다.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소액주주들(지분 16.76%)의 표심이었다. 양쪽의 우호지분율을 고려하면 소액주주 상당수가 형제에게 표를 준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 사장은 이날 주총 뒤 기자들을 만나 “주주들께 감사하다”며 “한미약품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 여동생과의 관계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씨아이그룹은 통합 추진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씨아이그룹은 이날 한미사이언스 주총 뒤 입장문을 내어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앞으로 한미약품의 발전을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전날보다 9.1%(3700원) 오른 4만4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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