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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전국 ‘악성 미분양’ 7개월째 증가…서울 미분양도 500가구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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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량은 2개월째 증가

중앙일보

지난해 12월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의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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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전국 미분양 주택이 석 달 연속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7개월째 증가세다. 주택 인허가·착공 등 공급지표도 다시 고꾸라졌다. 정부가 여러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건설업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전국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874가구로 전월(6만3755가구) 대비 1119가구(1.8%)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방 미분양이 5만2918가구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81.6%를 차지한다. 특히 경기(6069가구→8095가구)와 대전(1112가구→1444가구)에서 미분양이 전월 대비 각각 33.4%, 29.9% 급증했다.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9927가구)였고, 경북(9158가구)이 뒤를 이었다.

집을 다 지은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 주택도 지난달 말 기준 전국 1만1867가구로 전월(1만1363가구)보다 4.4%(504가구) 늘었다. 악성 미분양은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특히 서울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지난 1월 455가구에서 2월 503가구로 늘었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이 500가구를 넘긴 것은 2014년 8월(504가구) 이후 9년 6개월 만이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도 1월 9115가구에서 9582가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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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주택통계 인포그래픽. 사진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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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지난 ‘1·10 대책’을 통해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면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방 미분양 주택이 여전히 줄지 않으며 시장에선 별다른 반응이 없다.

국토부는 이에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10년 만에 부활시켜 리츠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면 취득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28일)한 상황이다.

주택 공급지표도 악화됐다.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달 2만2912가구로 전월보다 11.2% 줄었다. 작년 2월과 비교하면 30.5% 감소한 수치다. 전국 주택 착공도 지난달 1만1094가구로 전월보다 51.7% 줄며 반 토막 났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32.1% 줄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잿값·인건비 등 공사비가 많이 올랐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경색 등으로 금융 조달 비용도 커졌다”며 “웬만한 수익성이 있지 않고는 사업에 나서기 어렵고, 우발 채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 사업을 관리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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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주택통계 인포그래픽. 사진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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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연속 매매 거래량↑…“상반기까지 집값 보합세”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주택 거래량이 두 달 연속 늘어난 게 그나마 ‘시장 호전’을 나타내는 지표다. 2월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4만3491건으로 전월보다 1.1% 증가했다.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8월 5만1000여건 수준에서 9월 4만9000여건, 10월 4만7000여건, 11월 4만5000여건, 12월 3만8000여건으로 지속적으로 줄다가 올해 1월 다섯 달 만에 감소세를 멈췄다.

2월 주택 거래량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1만8916건)이 전월보다 7.4% 늘었고, 지방(2만4575건)은 3.3% 감소했다. 서울 거래량은 4795건으로 전월보다 2.0%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 거래(3만3333건)가 전월 대비 3.8% 증가해 대다수를 차지한다.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1만158건)은 7.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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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주택통계 인포그래픽. 사진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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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주택 거래량이 늘고 있는 건 긍정적이지만 거래량 자체가 많은 수준은 아니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2~3년 전 고점 대비 매매 가격보다 전세 가격이 덜 올라 전세로 수요가 몰리는 흐름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2분기까지 집값은 보합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고, 하반기 들어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매매 전환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 주택 거래가 늘어나야 건설업 경기도 점차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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