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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인터뷰] 세계 2위 통신장비 회사 에릭슨... 에버브링 아태 CTO “고품질 5G 지원 제품으로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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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마그누스 에버브링 에릭슨 아시아·태평양 지역 CTO./바르셀로나=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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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9년에는 전 세계 데이터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3.5배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통신장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입니다. 에릭슨은 어디서든 균일한 품질의 5G(5세대 이동통신)를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장비로 시장을 공략할 것입니다.”

마그누스 에버브링 에릭슨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웨덴 에릭슨은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24.3%(2023년, 옴디아 집계)의 점유율로 중국 화웨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180여개국에 진출한 에릭슨은 기지국을 포함해 5G 통신장비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에릭슨은 미국, 유럽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에버브링 CTO는 “화웨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5G 트래픽의 약 50%가 에릭슨이 구축한 망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에버브링 CTO는 세계 통신장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무기로 자체 기지국 전용 반도체인 ‘에릭슨 실리콘’을 언급했다. 에릭슨은 지난 2016년부터 에릭슨 실리콘을 개발해 왔고, 올해도 신제품을 MWC에서 공개했다. 그는 “같은 거리에 있더라도 기지국을 두고 있는 방향에 따라 단말기가 받는 신호의 세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기지국을 정면에 두고 있는 이용자와 좌·우측에 두고 있는 이용자가 서로 다른 품질의 통신을 경험하게 된다는 의미다.

에버브링 CTO는 “에릭슨만의 기술이 적용된 ‘에릭슨 실리콘’이 기지국 안에 적용되면 어느 방향에 있든 동일한 품질의 이동통신을 쓸 수 있게 된다”며 “5G에서 강점을 보인 만큼 6G(6세대 이동통신) 시대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고 했다.

에릭슨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전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의 글로벌 기지국 장비 점유율은 2019년 대비 적게는 1%P에서 많게는 4%P까지 감소했다. 에버브링 CTO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해 택배 배송 정보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속한 국가가 아닌 곳에서 카드 결제가 이뤄지면 사기일 수 있음을 알리는 경고 알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에버브링 CTO는 “1990년대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협업해 오고 있고 2019년에는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5G가 출시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제4 이통사인 스테이지엑스가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밀리미터파(초고주파수 대역) 장비에 대한 경험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충분히 쌓았다”라며 “한국 시장에서 에릭슨이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릭슨은 한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약 40%)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약 30%)을 차지하고 있다.

에버브링 CTO는 에릭슨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하면서 연구, 개발, 고객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스웨덴 샬머스공과대에서 전기공학 석사를, 미국 코넬대에서 전기공학 박사를 받았다. 다음은 에버브링 CTO와의 일문일답.

─올해 통신장비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본다. 지금은 이동통신사들이 5G에 대한 초기 투자를 마치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동향을 살펴보고 있는 단계다. 이통사들의 사업이 활발해지면 데이터 사용량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9년에는 전 세계에서 지난해 대비 3.5배 더 많은 데이터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통신장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에릭슨만의 무기는.

“에릭슨이 직접 설계한 기지국용 반도체인 ‘에릭슨 실리콘’이다. 에릭슨 실리콘이 기지국에 적용되면 단말기가 어느 곳에 있든 신호 손실 없이 균일한 통신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 내부 조사 결과 에릭슨의 통신장비가 적용된 지역에서는 에릭슨 장비가 성능 측면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에릭슨 실리콘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은 에릭슨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한국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는 추진력과 의지가 대단하다. 정부의 많은 지원과 최신 기술을 갖고 싶어 하는 기업, 신기술을 경험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열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이동통신 속도 측면에서 세계 정상급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다. 에릭슨에게 한국은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배포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이다.”

─한국에 제4 이통사가 등장했다.

“스테이지엑스가 할당받은 28㎓(기가헤르츠) 주파수는 ‘밀리미터파’라고 불리는 독특한 특성을 가진 대역이다. 짧은 도달 범위 등으로 다루기가 어려운 대역이지만, 에릭슨은 밀리미터파를 활용한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미국과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 밀리미터파 대역을 장기간 활용해 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국의 제4 이통사에도 장비를 공급할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다.”

─세계 통신장비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 같다.

“이동통신 사업자와 함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앱을 이동통신 사업자의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택배 배송 현황을 전달해 주거나 병원 진료 일정 등을 알려줄 수 있다. 카드사와 협업해 이용자가 속하지 않은 국가에서 결제가 이뤄졌을 때 경고 알림을 보내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동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바르셀로나=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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