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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인 미디어]인류의 화성 이주의 꿈 '마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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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화성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영화 '마션'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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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모래폭풍을 만나 화성에 홀로 남겨졌다. 기지에 남은 식량은 고작 한 달치. 지구에서 구조선이 오려면 549일을 버텨야 한다. 극한 상황 속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생존을 위한 식량 재배에 나선다. 인분으로 거름을 만들어 감자를 키우고, 우주선 로켓 연료에서 추출한 수소를 태워 물도 만든다. 척박한 환경에도 감자밭을 둘러싼 비닐 온실에 물방울이 맺히고 싹이 올라온다. '우주에서 재배한 무공해 감자'를 먹고 버틴 와트니는 지구로 귀환에 성공한다.

맷 데이먼 주연의 마션은 탐사 임무를 수행하다 화성에 고립된 주인공이 극한 환경에서 사투를 벌인 끝에 구조돼 지구로 귀환하는 내용을 다룬 SF영화다. 마션의 리들리 스콧 감독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자문으로 영화 속 과학기술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몰입도를 높였다. 2억㎞가 넘는 지구와 화성간 거리를 고려한 전파의 지연(레이턴시)도 영화 속 스토리에 반영돼 재미를 더한다.

물론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진 장면도 있다. 와트니는 물을 만들기 위해 로켓 원료인 하이드라진과 이리듐 촉매를 이용한다. 하이드라진은 수소와 질소로 구성된 화합물로 수백도의 고온을 가하면 수소가 분리된다. 그러나 이리듐은 녹는점은 2447도, 끓는점은 4527도로 가공하기 매우 어렵다. 작은 불씨로는 불가능하다.

인류가 화성에서 살아가는 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될 날도 머지 않았다. 실제 NASA는 인류의 화성 탐사와 거주에 대한 연구를 위해 '화성 거주 모의실험'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다음달 2일까지 지원자를 모집하는 이번 실험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존슨우주센터에 있는 모의 화성 거주지 '듄 알파'에서 4명이 1년간 생활한다. 면적 158㎡의 듄 알파는 향후 화성에 착륙할 우주인들이 경험하게 될 생활 환경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거주지다.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모의 우주 유영 등 임무를 수행한다.

이곳에서 농작물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화성에 이주해 살아갈 수 있다는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문제는 화성까지 어떻게 갈 수 있는지다. 민간 기업이 해답을 찾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NASA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 '아레스3'에 참여해 동료들과 함께 헤르메스로 불리는 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향한다.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이달 중순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쏘아올렸다. 이번 시험비행은 낙하 도중 분해됐지만 궤도 도달에는 성공했다.

NASA는 우주비행사의 지구 귀환에 초점을 맞춘 '달에서 화성까지' 프로젝트를 직접 지원하는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도 미국 의회에 제출했다.

국가 중심의 우주개발이 민간 기업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화성 탐사에 대한 가능성도 높아졌다. 일론 머스크의 꿈, 인류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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