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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의대 정원 확대

윤 대통령, 의대 정원 논의 틈 열어…강온전략 속 의료계로 넘긴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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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와 의료계 대립의 핵심 쟁점인 의과대학 증원 규모 2천 명을 두고 의료계가 합리적인 단일안을 가져오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됩니다.

오늘(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입니다.

윤 대통령은 2천 명이 정부가 오랜 논의를 거쳐 과학적으로 산출한 최소 증원 규모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합리적 근거에 따른 통일된 안을 의료계와 논의할 수 있다는 조건부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지난 2월 전공의 이탈 이후에도 증원 규모만큼은 2천 명에서 단 한 명도 줄일 수 없다고 했던 기존 방침보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윤 대통령이 2천 명 증원안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의사들의 집단행동 등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을 다짐한 만큼 기존의 강고한 의료 개혁 의지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 타당하고 합리적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이라며 의료계를 향해 공을 넘겼습니다.

의료 차질 장기화로 국민 불안이 증폭하고 있는 데다, 4·10 총선이 임박하면서 '2천 명 증원'에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는 여당 내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의정 갈등으로 꽉 막힌 현 국면을 돌파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의료개혁의 정당성에는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지만, 숫자에 집착한 '불통 이미지'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여당의 우려도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부가 그간 37차례에 걸쳐 의료계와 의사 증원 방안을 협의해 왔다는 점을 구체적 날짜를 들어가며 설명한 것도 그간 소통 행보를 부각하는 차원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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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전공의들을 향한 호소를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돌아와 주길 바란다"며 의사단체는 하루라도 빨리 정부와 함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료계·정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제시했습니다.

결국 '통일된 안'을 내놓으려면 제대로 된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격적인 유화 제스처로 보기에는 어려운 발언도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51분간 읽어 내린 담화문의 상당 부분을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데 할애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의료계가 합리적 근거 없이 증원 규모를 제시해 왔다는 비판적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게 대표적입니다.

이를 두고 일종의 '강온 전략'을 구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하던 의료계는 인제 와서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천 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제대로 된 논리와 근거도 없이 힘으로 부딪혀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전공의들을 향해서는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가 장래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것이라면, 결코 그렇지 않다"며 집단행동의 이유를 수입과 연관 지었고, 대한의사협회에는 "심지어 총선에 개입하겠다며 정부를 위협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의료 개혁 관철 의지와 함께 '정치적 득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가 정치적 득실을 따질 줄 몰라서 개혁을 추진하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를 잘 알면서도, 이해집단의 저항에 굴복한다면 정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공직 생활을 할 때부터 대통령이 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쉬운 길을 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현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를 예로 들면서 "앞으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건전재정이 말이 되냐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다"고 했고,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당 안팎에서 지지율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을 밀고 나가는 게 현 정부의 국정 기조였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입니다.

최근 총선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빨간 불'이 켜진 뒤 '2천 명'에 대한 조정 목소리가 터져 나오던 국민의힘을 향한 메시지로도 읽힙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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