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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이 11개월 만에 줄었다. 전세대출 감소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전세 사기 영향 등으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대출을 옮겨간 차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요구불예금이 33조원 넘게 증가했는데, 이는 가상자산·주식 등 투자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투자 대기 수요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536조6470억원으로 전월 대비 4494억원 줄었다. 이 중 전세자금 잔액은 무려 1조7877억원이나 급감하며 118조5446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늘고, 전세대출 잔액은 확 줄어든 것이다.
작년 4월 이후 계속 늘기만 했던 5대 시중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이 지난 3월 갑자기 줄어든 것은 전세대출 잔액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은행 등 금융기관과 함께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선보였다. 1월 9일 서비스가 시작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는 은행권의 치열한 경쟁 속에 금리를 낮추는 데 역할을 했고, 그 결과 1월 한 달 동안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로 1조3000억원가량의 주담대 잔액이 이동했다.
핵심은 전세대출 갈아타기였다. 이 서비스는 1월 31일 시작됐으며, 2월과 3월 본격 이동을 유발했다. 인터넷은행은 2월에 신규 전세자금대출 금리 3%대를 내세웠다.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2월 신규 전세자금대출 평균금리가 3.62%에 머무른 반면, NH농협은행은 4.21%에 달했다.
3월에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졌다. 케이뱅크가 3.62%, 카카오뱅크가 3.71%의 평균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기록할 때 5대 은행은 KB국민은행(3.83%)을 제외하곤 모두 4%대를 유지했다.
이런 금리 차가 인터넷은행으로의 자금 이동을 불러일으켰으며,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작년 이후 전세 사기로 보증금을 손해 보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점도 관련 대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2조2238억원이나 감소해 693조5684억원에 머물렀다. 그 대신 수신액은 한 달 만에 19조원 가까이 늘어나 1995조277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요구불예금은 전달보다 33조6226억원 증가해 647조8882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수신자금 가운데 유동성 자금 비중이 높아진 데에는 최근 투자시장이 활성화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기 위해 안정적이지만 금리가 낮은 정기예금에 돈을 묶어두지 않으려는 것이다.
[박인혜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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