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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순진해서 음모론 빠진다? 자기 세계관에 매몰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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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음모론이란 무엇인가

마이클 셔머 지음 | 이병철 옮김 | 바다출판사 | 404쪽 | 2만2000원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이틀 만에 암살범 오즈월드가 피살됐다. 숱한 사람들이 그 배후를 의심했다. 1976년 미국 정부는 이 사건을 재조사했다. 하원 특별위원회가 250명의 조사관을 고용하고 550만달러와 30개월의 시간을 들여 12권에 달하는 방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결론은 ‘오즈월드가 유죄이며 미국 정부 기관은 관여하지 않았다’였다. 미국의 과학 저술가이자 오래도록 음모론을 연구해 온 저자는 정밀한 분석 끝에 ‘보고서가 옳았다’고 결론짓지만, 대중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짚는다.

9·11 내부자 소행 음모론부터 지구가 평평하다는 설, 달 착륙 음모론과 프리메이슨·일루미나티까지 음모론의 목록은 길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저 순진해서 음모론에 빠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이나 세계관과 연결된 더 깊은 믿음을 그 속에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를 신뢰할 수 없고 정치인들은 사리사욕에 빠져 있으며 자유민주주의에서 정작 시민은 배제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거기 투영돼 있다. 음모론을 극복하기 위해선 이성과 합리성에 바탕을 두고 다른 의견을 포용하는 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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