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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91弗·구리 9300弗·알루미늄 2400弗·돌파…경기회복發 원가상승에 긴축지속 우려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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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기 살자 油·銅·알루미늄價 급등

‘이스라엘 vs 이란’ 충돌 가능성에 油·銅 감산까지

‘에브리싱 랠리’發 인플레로 긴축 지속 시 주식·가상자산 투심 위축 가능성

헤럴드경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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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필수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미국 경기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중국 경기까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기미를 보이며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원자재가(價) 상승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질 수록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의 ‘피벗(Pivot, 금리 인하)’ 개시 시점이 늦춰지고 강도 역시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금융투자업계에선 나오고 있다. 소위 ‘Good is Bad(호재가 악재가 되는 현상)’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美·中 경기 살자 油·銅·알루미늄價 급등8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3개월물) 가격은 톤(t)당 9329.5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이 90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 14일(9082.0달러) 이후 1년 만이다.

구리 가격은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으론 9359.0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지난 2023년 1월 18일 9436.0달러 이후 1년 3개월 만에 기록한 최고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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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는 경기 선행 지표로서 신뢰도가 높아 ‘구리 박사님(Dr. Copper, 닥터 코퍼)’이라 지칭된다. 다른 지표들에 비해 지정학적 변수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제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 소재란 점 때문이다. 구리 선물 가격은 최근 6개월 사이 19.42%나 상승했고, 최근 1개월로 범위를 좁혔을 때도 10.68%나 급등했다.



구리와 함께 주요 비철금속으로 꼽히는 알루미늄 가격도 5일(현지시간) 기준 선물(3개월물) 가격이 t당 2450.5달러를 기록, 1년 2개월 만(2023년 2월 8일 2469.0달러)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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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급등세 역시 뚜렷했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5일(현지시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91.1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이 근월물 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 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론 지난해 9월 28일(91.18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최근 중국 경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글로벌 원자재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선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 움직임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1.7 상승한 50.8을 기록했다. PMI 통계는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5개월 연속 경기 수축 국면에 머물렀다.

글로벌 1위 경제 대국 미국의 경기가 지속적으로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구리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3월 제조업 PMI는 50.3으로 지난 2022년 9월 이후 ‘50’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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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vs 이란’ 충돌 가능성에 감산까지…“원자재價 더 오를 것”주요 원자재에서 나타나고 있는 랠리를 두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만큼 변동성 확대에 대한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와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의 배경엔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는 점 때문이다.

국제 유가 급등의 주요 요인으론 이스라엘의 주(駐) 시리아 이란 영사관 미사일 공격과 그에 대한 이란의 대(對) 이스라엘 보복 공언으로 중동 지역에서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이 꼽힌다. 워런 패터슨 ING 상품전략책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에 이란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입 가능성이 더해지며 원유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실상 ‘영구 집권’이 확정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더 길게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유가를 끌어올리는 지정학적 리스크 중 하나다.

구리 가격 급등세는 지난해부터 파나마, 페루 등 남미 주요 생산국의 대규모 광산 폐쇄로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데다 중국 구리 제련업체들이 사상 최저치로 급락한 제련 수수료에 대응해 생산을 축소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구리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이 100달러 이상 차이가 발생하며 지난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향후 구리 공급 상황 급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블룸버그원자재지수(BCOM)는 5일 102.90으로 지난해 11월 21일(102.9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향후 더 상승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이 올해 연말 t당 1만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고, 모건스탠리도 올해 3분기까지 t당 1만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JP모건 체이스는 오는 8~9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을 86달러로 제시, 올여름 유가가 배럴당 95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했다.

“‘에브리싱 랠리’發 인플레로 긴축 지속 시 주식·가상자산 투심 위축 가능성”원자재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긴축 지속으로 이어지며 투심을 얼어 붙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강화함으로써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고했던 피벗 시점을 미루고, 더 나아가 점도표 조정 등을 통해서 연내 금리 인하 수준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심 약화를 부르는 긴축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이나 가상자산의 가격 하락을 부른다.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쓰던 미국·일본 증시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과 ‘반감기’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급등세를 보였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에 대한 자금 유입세도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금융 시장이 과거 ‘닷컴 버블’이 터지기 직전인 2000년 초를 연상시킨다며 현금 비중 확대를 권고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것의 가격이 올랐고, 우량주 주가가 급등해 고평가 국면에 빠졌다”며 경계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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