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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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전국 254개 지역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 민심은 윤석열 정부를 매섭게 심판했다. 선거운동 막판 여당인 국민의힘이 ‘야당을 견제해달라’며 수도권 판세 뒤집기에 나섰지만 강력한 정권 심판론을 거스르는 데 실패한 것이다.
11일 개표 완료된 총선 투표 결과를 보면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선 122개 지역구 중 102곳이 야당을 선택하며 정권심판론을 견인했다. 4년 전 총선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민주당은 121곳 중 103곳에서 승리했는데, 여야가 뒤바뀐 뒤에도 숫자에는 크게 흔들림이 없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16석에서 3석 늘어난 19석을 확보했으나 대세를 뒤집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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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의 경우 48곳 가운데 민주당이 37곳, 국민의힘이 11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국민의힘은 보수의 아성인 서울 서초(갑·을), 강남(갑·을·병), 송파(갑·을) 7개 지역구를 지켜내고 ‘한강 벨트’ 중 3곳에서 승리하며 겨우 ‘궤멸’을 막아냈다. 용산에선 4선 중진 권영세 당선자가 강태웅 민주당 후보와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했고, 동작을에서도 중진 나경원 당선자가 신인 류삼영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기를 쥐었다. 민주당 4선 현역인 노웅래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공천 배제되며 무주공산이 된 마포갑에선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조정훈 당선자가 이지은 민주당 후보를 제쳤다.
다만, 서울 민심은 민주당에도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부인 인재근 의원이 지켜온 서울 도봉갑에선 37살의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자가 보수 정당 정치인으로는 16년 만에 깃발을 꽂았다. 여당이 승리한 3곳을 제외한 한강벨트 곳곳에선 이날 새벽까지 초접전이 펼쳐지며 후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광진을 현역인 고민정 민주당 당선자는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와 4015표 차의 박빙 승부를 펼쳤고, 강동갑 현역 진선미 민주당 당선자도 전주혜 국민의힘 후보와의 3302표 차 접전 끝에 새벽 4시가 돼서야 당선을 확정지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권심판 정서가 강력하게 작동하는 가운데, 막판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당선자의 ‘여성 비하 막말’ 등이 서울 접전지에 영향을 준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에선 지난 총선에서 60석 중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겨우 7곳에서 승리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그마저 6곳으로 줄었다. 김은혜 당선자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성남분당을에서 승리했고, 민주당 윤종군 당선자와 김현정 당선자는 국민의힘이 현역으로 있던 안성과 평택병에서 각각 승리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13곳 중 11곳을 휩쓴 인천은 지역구가 1곳 늘면서 14곳 중 12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인천 중·강화·옹진(배준영 당선자)과 인천 동·미추홀을(윤상현 당선자) 2곳에서 당선자를 내며 간신히 텃밭을 수성하는 데 그쳤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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