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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서민대출금리만 7%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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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가계대출 금리 하락세에도

소액대출차주 부담 10년만에 최대

“연체 늘라” 일부 은행 ‘판매 중단’

서민 돈줄 차단 지적에 “공급지속”

헤럴드경제

전반적인 은행권 대출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의 금리만 유일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판매 비용 부담이 가중된 데다, 연초를 기점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 압박이 줄어든 영향이다. 일부 은행서는 관련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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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내렸다면서” 소액대출 차주 부담 10년 만에 최대=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에서 취급한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평균금리는 7.02%로 지난해 12월(6.95%)과 비교해 두 달 새 0.0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잔액 기준 금리는 2월 기준 7.04%로 2013년 9월(7.05%) 이후 약 10년 5개월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약 10년 만에 소액대출 차주들의 부담이 가장 커졌다는 얘기다.

주목할 점은 같은 기간 여타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4.49%로 지난해 12월(4.82%)와 비교해 0.33%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6.58%에서 6.29%로 0.29%포인트 감소했다.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는 2월 기준 4.16%, 4.26%로 두 달 만에 각각 0.2%포인트, 0.24%포인트 하락했다.

전반적인 금리 하락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채권금리 안정화의 영향이 컸다. 통상 은행권 소액대출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 또한 3월 말 기준 3.661%로 지난해 말(3.823%)과 비교해 0.62%포인트 줄었다. 자금조달에 따른 비용(채권금리)이 줄어들었음에도 가격(이자)이 상승한 셈이다.

은행권은 소득 기반이 부족한 대학생·무직자 등 중·저신용자 유입에 따른 연체율 상승세가 나타나며, 건전성 관리 비용이 커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비상금대출’로 불리는 은행의 주력 소액대출 상품은 뚜렷한 소득이 없더라도 정부기관의 보증, 통신료 납부 기록 등 여타 수단을 통해 대출이 가능하다. 한도가 적고 금리가 높은 반면, 접근성이 낮아 여타 상품에 비해 연체율이 높게 형성되는 게 특징이다.

▶일부 은행서는 ‘판매 중단’ 결정도=이같은 요인으로 판매 중단도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4월 ‘올원 비상금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 또한 지난 2019년 출시했던 ‘우리 비상금대출’을 올해부터 판매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출 실행이 너무 쉬워 보이스피싱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빈번했던 데다, 높은 연체율 이슈가 작용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비상금대출의 경우 출시 이후 흥행이 지속되며, 상환능력이 부족한 청년층 등 취약계층의 빚을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영덕 의원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비상금대출 연체액 중 20·30대의 비중은 평균 67%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비상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3637억원으로 1년 새 905억원가량 늘었다.

다만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돈줄을 차단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상금대출은 중·저신용자가 1금융권서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출 상품 중 하나다. 심지어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30% 이상으로 일원화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 2월 취급한 신용한도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KCB 기준)는 906점으로 지난해 말(873점)과 비교해 33점 상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 차원도 있겠지만, 별도의 사용처나 상환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쉽게 대출이 이뤄지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여전히 판매 중인 은행들이 있는 데다, 여타 햇살론 등 정책서민자금에 대한 공급이 활발하게 실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급 축소 자체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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