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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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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플로이드 팬 비디오 대회서 생성 AI 작품 수상..."기계가 인간 노력 짓밟아" 비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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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역대 가장 인기 있는 록 밴드 중 하나인 핑크 플로이드가 50주년 기념 앨범의 뮤직비디오 공모전에서 인공지능(AI)이 생성한 비디오를 수상작으로 선정, 논란이 일고 있다.

벤처비트는 8일(현지시간) 라이브포라이브 뮤직의 보도를 인용,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Dark Side of the Moon)'의 뮤직비디오를 위한 공개 애니메이션 공모전에서 AI 생성 작품이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독립 CGI 아티스트인 데미안 가우메는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을 사용, 앨범 수록곡 '애니 컬러 유 라이크(Any Color You Like)' 비디오를 제작했다.

이 AI 영상으로 총 상금 10만파운드(약 1억7000만원) 중 1만파운드(약 1700만원)를 획득했다. 이 비디오는 우주 공간 사이를 이동하는 몽환적인 장면과 우주선과 합쳐진 기타 및 드럼과 같은 악기의 클로즈업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은 지난해 전 세계 팬 900명이 제출한 작품 중 하나다. 공모전에서는 전 세계의 팬과 아티스트가 '다크 사이드 오더 문' 앨범의 10곡에 대해 한곡당 하나씩 최대 10개의 애니메이션을 제출할 수 있었다.

이번 핑크플로이드 50주년 기념 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는 '다크 사이드 오더 문' 앨범 커버 디자이너인 오브리 포 파웰과 앨범 '더 월(The Wall)'의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던 제럴드 스카프, 유명 애니메이터이자 감독인 테리 길리엄 등이 참여했다.


지난 5일 핑크 플로이드가 소셜 플랫폼 X와 유튜브에 올린 '비하인드 스토리' 영상에 출연한 가우메는 자신이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사용하는 기술은 AI라고 밝혔다. 이 발표는 공모전 참가자뿐 아니라 X 사용자들로부터 격렬한 반발과 비판을 촉발시켰다.

한 X 사용자는 "이 AI로 생성된 쓰레기보다 훌륭한 손으로 애니메이션된 응모작을 많이 봤다"라며 "이 대회를 관리한 사람은 누구든지 즉시 해고되어야 한다. 정말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라고 밝혔다.

다른 X 사용자는 "나는 '더 스카이 블루(The Sky Below)' 비디오를 제작하는 데 2년의 시간과 1500달러를 투입했다"라며 "모든 장면을 손으로 힘들게 제작, 지금까지 겨우 90달러를 벌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표절 기계에 '멋진 기타 행성 비디오'를 입력하고 1만달러를 받았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않은 영상을 위해 반년 넘게 일한 남자친구를 도와줬다"라며 "말 그대로 얼마나 화가 나고 속상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창작 예술 분야에서 AI 활용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동안은 저작권 침해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은 생성 AI가 인간을 경쟁에서 밀어낸 사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최근 200명이 넘는 유명 팝 아티스트들이 전문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초상을 훔치고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며 음악 생태계를 파괴하는 AI의 약탈적 사용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는 공동 성명에 서명하기도 했다.

또 12일에는 할리우드 배우 및 제작자를 대표하는 미국 배우조합(SAG-AFTRA)은 워너뮤직그룹 및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등과 최저 급여 인상과 동의 없는 AI 사용 금지에 대해 합의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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