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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이슈 로봇이 온다

로봇과 사람이 내린 커피 맛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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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MGC커피 건대스타점 가보니

로봇 팔, 바리스타처럼 커피 제조

1시간에 80잔 에스프레소 추출

키오스크 연동 땐 주문즉시 작업

눈 가리고 먹으니 맛 구별 어려워

‘로봇이 내린 커피와 사람이 내린 커피 맛은 같을까.’

궁금증 해소를 위해 지난 12일 오전 11시쯤 서울 광진구 메가MGC커피 건대스타점을 찾았다.

세계일보

두산로보틱스의 로봇팔이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메가MGC커피 건대스타점에서 에스프레소를 제조하고 있다. 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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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MGC커피 건대스타점은 전국에서 ‘로봇vs사람’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할 유일한 곳이다. 두산로보틱스가 메가커피와 협업해 만든 협동로봇 바리스타 솔루션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시범운영 사실을 알린 건 지난 8일이지만 실제 운영은 지난 2월25일부터 시작됐다. 두산로보틱스 엔지니어들과 메가커피 관계자들이 수시로 점검에 나서면서 최근 운영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곳 바리스타 솔루션은 두산의 기존 로봇 바리스타 ‘닥터프레소’와 구별된다.

닥터프레소는 커피를 제조하는 전 과정을 모듈화한 ‘로봇카페’다. 로봇팔이 컵을 집어 얼음을 넣고 머신에서 내려오는 커피를 받아 고객이 음료를 받도록 옮긴다. 커피 제조는 전자동 커피머신 담당이다.

반면 메가커피와 협업한 솔루션은 로봇팔이 직접 바리스타처럼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다뤘다. 로봇팔이 에스프레소 추출 기구인 포터필터를 집어 들어 커피 가루를 받고, 다지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돌려 끼운다. 이어 샷 잔을 추출구 아래 놓고 추출이 끝나면 지정된 장소로 옮긴다. 마지막으로 포터필터에 남은 커피 찌꺼기를 털어낸다.

로봇 팔은 6개의 관절이 이리저리 꺾이면서 유연하게 움직였다. 가동면적은 대략 너비 1.3m, 폭 1m로 카운터 뒤 좁은 공간에서도 무리 없이 작동했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추출하는 데는 45초, 작업 사이클 한 번을 온전히 마치는 데까진 56초가 걸렸다. 두산로보틱스에 따르면 바리스타 솔루션은 1시간에 약 80잔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 추출 중 다음 추출을 준비하는 연속 동작이 가능해 시간당 생산량이 늘었다.

바리스타 솔루션이 도입되면 직원이 로봇이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컵에 옮겨 담고 물을 붓기만 하면 아메리카노를 만들 수 있다. 향후 키오스크와 로봇이 연동되면 주문 즉시 로봇이 작업에 착수한다.

노동 효율성도 대폭 증가한다. 피크타임인 점심·저녁 시간에도 무리 없이 주문을 처리할 수 있고, 로봇이 커피를 내리는 동안 직원은 고객 응대나 청소 등 다른 업무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로봇이 내린 커피와 사람이 내린 커피 맛은 같을까. 원두량, 분쇄(그라인딩) 단계, 분쇄 원두를 다지는 탬핑 정도, 에스프레소 머신 설정값, 물양 등 모든 조건을 같게 했다.

결론은 커피 맛을 구별하기 어려웠다. 기자가 어찌어찌 로봇이 내린 커피를 맞혔지만 찍으면서도 자신이 없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조만간 키오스크와 연동된 양산형 솔루션이 개발될 것”이라며 “시범운영 매장도 1∼2곳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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